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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과 달라진 김하성 위상, '골드글러브+2관왕 도전' 꿈이 아니다

기사입력 2023.10.20 08:20 / 기사수정 2023.10.20 08:2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빅리그 2년 차였던 2022년, 데뷔 시즌보다 나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과 함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결과적으로 수상까지 이어진 건 아니었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특히 수비 면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었다. 

다만 수상 가능성이 높진 않았다. 김하성과 함께 경쟁을 펼친 미겔 로하스, 댄스비 스완슨 모두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수상의 영예를 누린 스완슨의 경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 중 한 명으로, 김하성이 그를 넘고 수상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이다.

김하성은 올해도 황금장갑을 바라본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MLB닷컴)과 공식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된 골드글러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과 더불어 유틸리티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투표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제공하는 수비 지표 SDI(SABR Defensive Index)를 25% 반영하고, 나머지 75%를 차지하는 건 현장 코칭스태프의 투표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현장 투표인단의 표심이 중요한 이유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게 후보들이 만만치 않다. 2루수 부문에는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와 브라이슨 스톳(필라델피아 필리스)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유틸리티 부문에는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김하성의 경쟁자다.

김하성과의 경쟁을 앞둔 네 명의 선수 모두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다. 2루수 부문의 경우 호너와 스톳이 각각 1167이닝, 1294⅓이닝을 소화했고 DRS(Defensive Run Saved)의 경우 +11과 +7(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을 기록했다. 856⅔이닝으로 비교적 2루수로 적은 이닝을 소화한 김하성의 DRS는 +10이다.



다만 SABR에서 개발한 SDI를 비교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8월 14일 기준으로 8.3을 나타낸 김하성이 스톳(6.4)과 호너(5.7)보다 높았다. 유격수 부문에서 경쟁을 펼친 지난해의 경우 7.6으로 스완슨(7.7), 로하스(9.0)보다 조금 낮았다. 8월 이후의 수치는 골드글러브 발표와 함께 공개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흐름만 놓고 보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김하성이 투표인단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에서 황금장갑을 노리고 있다. 1그만큼 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의 위상이 확 달라졌다.


김하성은 지난달 미국 야구 전문 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감독, 스카우트,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아지 알비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최고의 2루수 수비 부문 1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의 '전문가 집단'이 김하성의 잠재력과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공격이나 주루 등 다른 부문이 아닌 오롯이 수비만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나름 의미있는 투표 결과였다.

현지 매체들도 연일 김하성의 활약상을 전했다. 올 시즌 후반 최고의 2루수에 대한 내용을 다뤘던 MLB닷컴은 "김하성은 팀 내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타율·출루율·장타율·OPS·홈런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고 주목했다.



지난 7월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김하성의 저평가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타격 성적이 뛰어나진 않지만, 메이저리그 No.1 수비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비 지표인 dWAR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올 시즌 타격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 대표로 출전한 WBC에서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거물 선수들이 군단을 이루는 샌디에이고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고 김하성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누구보다도 김하성을 가까이서 지켜본 팀 동료들도 김하성의 황금장갑 도전에 진심이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주전 내야수 매니 마차도는 "숫자가 보여주는 게 아닌 그들이 과거에 했던 것들로 특정 선수들이 상을 받게 되는데, 올핸 확실하게 김하성의 해가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지금까지 한국인 빅리거 중에서는 단 한 명도 골드글러브 수상자가 되지 못했고, '아시아 내야수'로 범위를 넓히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출신 외야수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부터 10년 연속으로 골드글러브를 받은 게 전부다. 과연 김하성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그의 수상 여부는 다음달 6일에 공개된다.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포수: 패트릭 베일리, 가브리엘 모레노, J.T. 리얼무토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카를로스 산타나, 크리스티안 워커

-2루수: 니코 호너, 김하성, 브라이슨 스톳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 라이언 맥마혼, 오스틴 라일리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 댄스비 스완슨, 에제키엘 토바

-좌익수: 이안 햅, 데이비드 페랄타, 에디 로사리오

-중견수: 브렌튼 도일, 마이클 해리스 2세, 알렉 토마스

-우익수: 무키 베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레인 토마스

-투수: 헤수스 르자르도, 타이후안 워커, 잭 휠러

-유틸리티: 무키 베츠, 토미 에드먼, 김하성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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