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민영기가 뮤지컬 '레베카'의 10주년 기념 공연에 출연 중인 소감과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민영기는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서 진행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레베카'의 다섯 번째 시즌에 출연 중이다. '레베카'가 10주년이 됐는데 10년 이상 간다는 건 좋은 작품인 게 분명한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민영기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레베카’에 출연하고 있다. '레베카’는 대프니 듀 모리에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하고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해 탄생한 작품이다.
아내 레베카의 의문의 사고사 후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그런 막심을 사랑해 새 아내가 된 나(I), 나(I)를 쫓아내려는 집사 댄버스 부인 등이 막심의 저택 맨덜리에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다.
민영기는 "많은 시간 동안 막심이란 역할로 '레베카'를 소화했는데 10주년이라고 하니 감회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10년간 변화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성장해온 10년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민영기는 막심 드 윈터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4년 재연, 2016년 삼연, 2017년 사연, 2021년 육연에 이어 올해 칠연에서도 열연하고 있다.
그는 10년 전과 현재 달라진 점에 대해 "감정의 변화가 크다"라고 짚었다.
민영기는 "10년 전에는 40대 초반이고 지금은 50대 초반이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극 중 막심과 비슷한 나이가 되지 않았나 한다. 40대 초반에는 젊은 막심이었고 그때의 막심은 힘이 좋았다. 노래에도 힘을 많이 실었고 연기하면서도 감정을 조절한다기 보다는 강하게 밀어붙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은 강약을 조절하고 감정도 깊어졌다. 세월이 주는 능력과 힘인지 모르지만 지금의 막심은 그때보다 훨씬 여유가 생겼다. 디테일한 감정이 생겼다"라며 차이를 언급했다.
뮤지컬 '레베카' 외에도 현재 방송 중인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방다미(정라엘)의 양부 이휘소(민영기) 역을 맡아 초반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민영기는 "처음 주인공을 한 작품이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이 작품으로 CF와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카메라 연기를 처음 해봤다. 그때 차은택 감독님이 뮤직비디오를 찍어주셨는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더라. 스스로 부끄러워서 못 보겠더라"라며 돌아봤다.
그러면서 "광고를 촬영할 때도 너무 오래 걸리고 '내가 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섭외가 와도 거절하고 스스로 무대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낙인을 찍었다. 그전에 드라마 섭외가 왔을 때 한 번도 오케이하지 않았는데 공교롭게 25주년이 됐을 때 오랜만에 들어왔다"라며 '7인의 탈출' 섭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무대를 지켜야 하는 뮤지컬 배우라는 마인드가 있어 처음에는 출연을 고사했다. 김순옥 감독님이 러브콜 해줬고 아내도 하라고 말해줬고 주변에서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다고, 한길을 파서는 안 된다고 얘기해줘 도전하게 됐다. 앞으로 좋은 작품에 섭외되면 또 출연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민영기는 한양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1998년 오페라 ‘돈 죠반니’로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지킬 앤 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싱글즈', '화성에서 꿈꾸다', '삼총사', '살인마 잭', '모차르트!', '엘리자벳', '노트르담 드 파리', '영웅', '레베카', '그날들', '웃는 남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민영기는 "나름대로 뜻깊은 25년 동안의 여정이었다. 뜻깊은 숫자다. 무대를 지키면서 세월의 무게도 많이 느껴야 하고 어깨도 무겁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잘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25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발판으로 삼고 앞으로의 25주년도 나아가겠다"라고 다짐했다.
또 "EMK의 엄홍현 대표님과 80세까지 서기로 했는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건강이 허락하면 무대에 설 수 있는 그날까지 무대에 걸 거다. 매일 조깅하면서 기초 체력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무대에 남아있기를 소망한다"라고 바랐다.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