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청원경찰이라는 본업을 가지고 양궁 컴파운드 대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에게 은메달 2개는 아쉬움 가득한 결과였다.
주재훈, 양재원(상무), 김종호(현대제철)는 5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푸양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결승서 인도의 프라빈 데오탈레-아비셰크 베르마-사마드한 자카르에 230-235로 패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컴파운드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했던 대표팀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올림픽에서 리커브만 양궁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것과 달리 아시안게임에선 지난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컴파운드 종목도 치러지고 있다.
리커브는 도움 없이 근육 힘으로만 쏘는 활을 가리키며, 컴파운드는 기계의 도움을 받는 활을 말한다. 컴파운드는 50m, 리커브는 70m 거리에서 선수가 활을 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표적지 지름도 달라 리커브가 122cm, 컴파운드가 80cm다. 10점 구역은 각각 12.2cm, 8cm다. '완벽한 10점'을 의미하는 엑스텐(x10) 구역은 각각 6.1cm, 4cm다.
점수 산정 방식도 달라 리커브는 세트제를 실시하지만 컴파운드는 총점제를 채택하고 있다.
컴파운드 단체전은 3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차례대로 2발씩 쏴 총 6발을 쏜다. 4엔드까지 진행되며 만점은 240점이다. 4엔드까지 획득한 총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
앞서 열린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서 동메달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긴 한국 양궁은 남자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2연패로 자존심 회복에 나섰지만 또 한 번 은메달에 그쳤다. 2014 인천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체전 첫 금메달을 따냈고,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기 위해 달려왔지만 금메달을 목전에서 놓쳤다.
주재훈은 전날 컴파운드 혼성 단체전에서 소채원과 함께 양궁 종목 첫 메달을 따냈다. '최강' 인도 양궁에 밀려 은메달에 그치긴 했으나 항국 양궁의 기를 세워주는 데 성공했다. 또한 프로 양궁인이 아닌 청원경찰이라는 본업이 따로 존재하는, 동호회에서 양궁을 시작했던 사연이 밝혀지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은메달 2개는 분명 값진 성과지만 주재훈은 만족하지 못했다. 메달 시상식까지 마친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주재훈은 "사실 좀 아쉬움만 남는 경기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우리 세 선수 모두 기량은 충분했다. 다만 컨디션이라든지 바람에 대한 변수 등 운도 조금 안 따라줬던 것 같다"고 결과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가 은메달이라는 걸 우린 알고 있다"면서도 "그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만족해야 한다. 앞으로 부족했던 점을 더 보완하고, 귀국하면 정말 뼈를 깎는 각오로 훈련에 임해야 되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재훈은 컴파운드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있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단체전에서 팀을 이룬 양재원이다. 주재훈은 "우리 둘 중에 한 명이라도 결승전에 올라갔다면 금메달, 동메달 두 개가 나왔을 거다. 그랬으면 참 좋았을 것"이라면서 "지나간 걸 어떻게 되돌릴 수는 없다. 남은 개인전 경기를 옆에 있는 재원 선수와 함께 후회 없는 경기, 멋진 경기로 진행해보고 싶다"고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청원경찰이라는 점이 알려진 후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주재훈은 "가족들이 관련 뉴스를 많이 보내준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을 몰랐다"면서 "오늘 경기까지 좋게 마무리해서 금메달까지 갔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런 미련이 많이 남는다"면서 "이제 남은 개인 동메달전을 열심히 준비하고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주재훈과 양재원의 컴파인드 남자 개인 3·4위전은 오는 7일 오전 10시40분에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