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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강백호의 약속 "못 쳐서 너무 미안, 꼭 결승가서 웃겠다" [항저우 인터뷰]

기사입력 2023.10.03 15:49 / 기사수정 2023.10.03 15:49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류중일호 타선의 핵 강백호(KT)가 자신의 아시안게임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하고 지독했던 슬럼프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의 대승 못지않게 강백호의 대회 첫 안타가 나온 것도 의미가 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3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태국과 경기에서 17-0 5회 콜드게임(Called Game) 승리를 거뒀다.

강백호는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대승에 힘을 보탰다.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후 한국이 10-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2·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강백호는 태국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대표팀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운을 뗀 뒤 "내가 4번타자를 치다가 (부진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큰 짐을 준 것 같다.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한국의 대승에도 사과한 이유는 지난 1일 홍콩, 2일 대만전 부진 때문이다. 강백호는 수준이 높지 않은 홍콩 투수들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우려를 샀다.

대만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한국의 0-4 참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한국이 0-2로 끌려가던 8회초 2사 2루 찬스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결국 홍콩, 대만전에서 4번타자로 내세웠던 강백호의 타순을 태국전을 앞두고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타격감이 좋은 윤동희를 6번에서 3번으로 전진 배치하고 노시환이 4번타자로 나섰다. 강백호는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심리적인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류중일 감독의 선발 라인업 조정은 큰 성과를 얻었다. 윤동희는 3번 타순에서도 대만전 4타수 3안타의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태국 마운드를 폭격했다.

강백호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11번째 타석 만에 안타를 쳐낸 것도 소득이었다. 오는 5일부터 슈퍼 라운드 일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강백호는 어느 정도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강백호는 "대만전에서 우리가 준비했던 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며 "아직 기회가 많이 남아 있다.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응원해 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오늘 마지막 타석에서 운 좋게 안타가 나왔는데 이 안타를 계기로 앞으로 이어지는 더 중요한 경기에서 대표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첫 안타가 나왔을 때 대표팀 선수들이 많은 격려해 줘서 기뻤다. 중국까지 와서 응원해 주신 팬들의 목소리도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 B조 2위로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전날 우리를 4-0으로 꺾었던 대만이 3전 전승으로 B조 1위 자리를 꿰찼다.

한국은 대만에게 당한 1패가 슈퍼 라운드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슈퍼 라운드는 A조, B조 1~2위가 모여 경기를 치른 뒤 상위 2개팀이 금메달 결정전, 하위 2개팀이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팀들끼리는 슈퍼 라운드에서 재대결이 없다. 한국과 대만의 조별리그 맞대결 결과가 슈퍼 라운드 순위 결정 시 적용된다. 대만은 1승, 한국은 1패를 안고 슈퍼 라운드를 시작하는 구조다.

한국은 오는 4일 하루 휴식 후 5일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 6일 A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전을 반드시 승리해야만 금메달 결정전 진출이 가능하다. 만약 대만이 일본에 덜미를 잡힌다면 3개국이 2승 1패가 되기 때문에 복잡한 경우의 수를 거쳐야 한다. 이마저도 일본을 이겼을 때 노려 수 있는 시나리오다.

강백호는 "우리가 결승전에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팀과 붙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만에게 졌던) 똑같은 결과보다는 우리가 웃을 수 있고 여기까지 응원와 주신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만전에서도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노력했고 모든 순간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다들 많이 분했다"며 "우리가 대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남은 경기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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