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리오넬 메시는 사과도 남달랐다. 충분히 화를 낼 수 있는 순간이었음에도 거친 말을 쏟아낸 것에 대해 사과를 표했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2일(한국시간) "마테우 라호즈는 월드컵 8강전에서 메시와 다툼을 벌인 후 메시가 한 일을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라호스는 지난 2002/03시즌부터 스페인 무대에서 심판 일을 시작했다. 2009년 9월부터 라리가 경기를 관장한 그는 2011년부터는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 자격을 얻어 국제 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가 자신에게 과한 항의를 할 경우 라호스는 경고 카드를 가차 없이 꺼내 든다. 한 경기에선 한 팀 선수들이 한꺼번에 여러 명이 달려들어 자신에게 항의하자 그들 모두에게 경고 카드를 준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선수에겐 무조건적인 처벌이 내려졌다.
라호즈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8강전 주심을 맡아 경기에 나섰다. 이날 경기는 두 팀이 연장전까지 2-2로 치열하게 맞붙으며 승부차기 끝에 승자가 갈린 접전이었지만, 경기 후 관심을 많이 받은 것은 메시도, 양 팀 선수도 아닌 라호즈였다.
라호즈는 이날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총 16장이나 꺼내면서 월드컵 역사상 단일 경기 최다 경고 기록 타이를 이뤘다. 라리가에서 활동한 라호즈 주심은 굉장히 권위적이며 판정 기준이 일정치 않아 라리가 팬들 사이에서 굉장히 악명 높은 심판이었는데, 해당 경기에서 그 악명을 더욱 키웠다.
라호즈 주심은 연장전 이후에도 승부차기가 시작할 때 정규시간 하프타임에 교체된 스티븐 베르흐바인이 벤치에서 항의한다며 경고를 줬고 연장 후반 18분에 경고를 받은 덴젤 둠프리스는 경기 후 추가로 경고를 받아 공식적으로 퇴장 조치를 당했다.
메시는 경기 후 "분명 제재를 할 것이기에 주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라오스는 이곳에 어울리는 수준의 심판이 아니다. 그는 단언컨대 월드컵 최악의 심판이다"라며 혹평을 쏟아냈고, 경기장 내에서도 라호즈를 향해 강한 말을 쏟아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라호즈는 최근 인터뷰에서 메시가 당시 거친 말을 쏟아낸 점을 사과했다고 밝힌 것이다.
트리뷰나는 "라호즈는 이날 선수와 코치진에게 경고 18장을 뿌렸다. 그 비난의 결과로 라호즈는 스페인으로 돌아가야 했고, 메시는 이날 경기에서 라호즈에게 가장 많이 항의한 선수중 한 명이었다. 그는 경기 도중 라호즈에게 거친 발언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호즈는 "메시는 나중에 나에게 전화를 걸어 거친 말을 한 것을 사과했다. 그는 '당시는 나 스스로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라며 메시가 경기 도중이었기에 거친 말을 했고 이를 사과했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메시의 사과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지만, 메시는 또 한 번 겸손한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됐다"라며 메시의 태도를 칭찬했다.
한편 라호즈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지난 6월 마요르카와 라요 바예카노의 경기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며 심판 직에서 은퇴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라호스에게 '가드 오브 아너(양쪽으로 도열해 박수를 쳐주는 의식)'를 해줬는데, 이강인도 마요르카 소속으로 함께했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트리뷰나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