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가 1군 선수단과 동행 중이다. 다시 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정후는 지난 7월 22일 사직 롯데전서 수비 도중 발목을 다쳤다. 정밀검진 결과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손상돼 봉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 기간은 약 3개월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이 나왔다.
2군으로 향해 재활에 매진했다. 지난달 28일 고척 SSG전부터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 중이다. 그는 "재활 과정이 심심하기도 하고 선수들도 보고 싶었다. (홍원기) 감독님께 (동행을) 부탁드렸는데 허락해주셨다"며 "선수들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하니 재밌더라. 더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재활은 순조롭다. 이정후는 "통증은 전혀 없다. 다행히 스케줄이 한 번도 미뤄진 적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이맘때쯤 티배팅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그대로 됐다. 다음 주부터는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출전 시기를 가늠할 단계는 아니다. 홍원기 감독은 "훈련에 합류했다고 해서 몸이 100%인 것은 아니다. 재활을 거쳐 완전한 상태가 돼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며 "급하게 페이스를 올리다가 안 좋아지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날짜에 맞춰 준비시킬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동행하는 것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회복이 다 됐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아직 할 게 많다. 앞뒤로만 뛰어봤고 옆으론 한 번도 뛰어보지 않았다. 방향 전환도 시도해보지 못했다"며 "티배팅 역시 이제 시작 단계다. 캐치볼도 40m 정도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전하기 위해 1군에 온 게 아니라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어 올라온 것이다. 또한 출전은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문제다"고 언급했다.
올 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찍이 "2023시즌 키움과 우승을 이룬 뒤 떠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으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85경기서 타율 0.319(329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을 남겼다.
이정후는 "다 내가 한 것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에 전혀 아쉽지 않다. 안 좋은 시기도 있었고 반등하던 때도 있었다. 페이스를 올리다 다쳐서 시즌을 끝마치게 됐지만 이 또한 내 운명이라 생각한다"며 "'좋은 경험 하나 했구나'라는 마음뿐이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팀 성적이 유일하게 마음에 걸렸다. 키움은 리그 최하위로 처져있다. 이정후는 "재활할 때는 경기를 안 본다. 자꾸 아쉬운 마음이 들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다"며 "그래도 결과는 계속 확인했다. 선수들 모두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 나온 것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야구는 계속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해 다음 시즌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가 전력에서 이탈한 뒤 이주형, 로니 도슨 등이 활약했다. 이정후는 "우리 팀은 항상 누군가가 빠지면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워주곤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주형이는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 잘해줘서 고마웠다"며 "앞으로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올해의 경험을 발판 삼아 내년에 더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한다. 자기만의 야구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어 "도슨과는 딱 한 경기 같이 뛰어봤다. 파이팅이 넘치고 적극적인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실력 외에도 여러 면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 그게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응원을 전했다. 이정후는 "함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 꼭 금메달 따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오늘(2일 대만전) 경기가 중요하니 잘했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키움 팬들을 떠올렸다. 이정후는 "오랜만에 경기장에 와 팬분들을 만나니 좋다. (출전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최대한 열심히 해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든 것은 감독님께서 결정해주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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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