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잠정 퇴출 시킨 안토니를 다시 클럽으로 불러들였다.
맨유는 2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토니가 훈련을 재개하고, 경기 출전이 가능하도록 하게끔 결정했다"라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브라질 공격수 안토니는 최근 전 여자친구를 비롯해 여성 3명을 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아 맨유에서 잠정 퇴출 당한 상태였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지난 4일 "안토니의 전 여자친구 가브리엘라 카발린이 가정폭력, 신체 상해 및 위협 혐의로 안토니를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보도했다.
카발린은 브라질 내에서 유명한 DJ이자 SNS 팔로워 숫자가 48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이다. 그녀는 안토니로부터 감금은 물론이고, 폭행과 협박도 당했다며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해당 논란은 최근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지난 8월에도 카발란이 안토니를 가정 폭력 혐의로 고소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영국 매체에서는 "카발린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안토니와 함께 있을 때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라며 "그녀의 변호사는 현재 안토니에 대한 혐의 증거를 설명하는 70페이지 분량의 문서와 경찰 보고서를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건을 접수한 브라질 경찰 보고서에는 카발린이 상파울루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열린 파티에서 안토니에게 처음으로 폭행당했다고 진술돼 있으며, 팔과 머리카락을 잡고 밀어 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신 17주 차였던 카발린은 결국 유산했다.
첫 폭행 발생하고 한 달 후인 2022년 8월 다시 안토니와 교제를 시작한 카발린은 지난 1월 두 번째 폭행을 당했다. 이후 영국에서 2번 더 폭행 당했고, 안토니 어머니와 친구가 이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안토니에게 협박당한 사실도 경찰에게 알렸고, 폭행으로 상해를 입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했다. 카발린은 지난 5월 이후 안토니와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폭행 혐의에 대해 안토니는 SNS을 통해 "난 내가 피해자가 된 잘못된 비난에 대해 팬, 친구들,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릴 의무가 있다고 느꼈다. 처음부터 경찰 측에 정당한 해명을 제공하며 이 사건을 다뤘다. 조사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라고 알렸다.
이어 "이 혐의는 거짓이다. 앞으로 나올 증거들은 내가 무죄임을 밝혀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난 카발린에게 어떠한 신체적 폭력을 가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로 모든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믿는다"라며 카발린의 주장이 완전한 거짓이며 폭행 사실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안토니는 논란이 처음 발생했을 당시에도 억울함을 주장했었다.
안토니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브라질축구협회는 지난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9월 A매치 일정을 앞두고 안토니의 대표팀 승선을 철회하면서 "지난 4일 공개된 사실에 대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피해자,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 브라질 대표팀, 브라질축구협회를 보호하기 위해 안토니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맨유는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안토니는 혐의를 해결하기 위해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클럽 복귀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하면서 사건의 윤곽이 어느정도 잡히기 전까지 안토니를 잠정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맨유는 "클럽으로서 우리는 폭력과 학대 행위를 규탄한다"라며 "우린 이 상황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러한 주장이 피해자한테 미치는 영향을 인정한다"라며 안토니 클럽 복귀를 연기한 사유를 설명했다.
곧바로 안토니도 성명문을 통해 "나는 내게 제기된 근거 없는 주장들을 다루는 동안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맨유와 합의했다. 이는 상호 간의 결정이다"라며 "내가 고발당한 일들에 대해 결백함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경찰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라며 다시 한번의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구단에서 잠정 퇴출당한 이후 안토니는 고국 브라질에서 휴식을 취하다 최근 경찰 조사를 돕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왔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안토니는 그레이트 맨체스터 경찰서에 자진 방문해 5시간가량 조사를 받았고 증거물로 휴대폰까지 제출할 생각이었다.
안토니가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게 구단의 생각을 바꾼 걸까. 잠정 퇴출 명령을 내린 맨유는 약 19일 만에 이를 취소하면서 안토니에게 클럽 복귀를 허락했다.
이에 대해 맨유는 "지난 6월 처음 혐의가 제기된 이후 안토니는 브라질과 영국 양국에서 경찰 조사에 협조했고,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라며 "안토니의 고용주로서, 우리는 경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안토니가 캐링턴(맨유 훈련장)에서 훈련을 재개하고, 경기 선발이 가능하게끔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 조치는 이번 사건의 추가적인 진전이 있을 때마다 계속 검토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다시 퇴출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암시했다.
그러면서 "클럽으로서 우리는 폭력과 학대 행위를 규탄한다"라며 "우린 이 상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러한 주장이 학대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오는 30일 오후 11시에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에 안토니가 곧바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후반전에 교체로 나와 팬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을 집중됐다.
한편, 맨유가 안토니를 다시 클럽으로 불러들인 이유엔 안토니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 3명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졌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됐다. 안토니를 고발한 여성은 전 여자친구 카발린과 33세 은행가 잉그리드 라나 그리고 법대생인 레이사 드 프레이타스까지 총 3명이다.
이 중 법대생 드 프레이타스는 지난해 5월 나이트클럽에서 나온 후 자동차 안에서 안토니한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그를 브라질 상파울루 경찰에 성폭행 혐의로 고발했지만, 최근 안토니에 대한 고소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명의 피해자인 은행가 라나는 브라질 매체 '레코드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안토니와 성관계를 갖지도 않았고, 그와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 난 결코 그의 연인이 아니었다"라며 "안토니는 나와 성관계를 맺으려고 했지만 거부했다. 그러자 그는 나를 벽으로 밀쳤고, 난 머리를 부딪혔다"라며 안토니한테 폭행당한 과거를 공개했다.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힘을 썼다는 라나의 주장에 안토니는 곧바로 자신의 SNS에 그녀와 나눈 메시지 내역을 게시했다. 라나는 안토니한테 "언제 돌아올 거야, 내 사랑? 이 근처를 산책하러 갈 거니 말해줘", "좋은 아침 내 사랑" 등이라고 보내면서 사랑에 빠진 연인 관계로 보이는 대화를 나눴다.
게다가 일부 메시지는 "원한다면 나체로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겠다"와 같이 매우 수위 높은 대화였기에 연인 관계가 아니라는 그녀의 주장에 의구심이 생겼다.
메시지 내역을 공개하기 전에 안토니는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잉그리드와 나눈 대화의 일부분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우리가 친밀하고 합의된 관계였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이 사기꾼(Fraudster)에 대한 문제는 법정에서 해결될 것"이라며 라나가 거짓말을 하고 있기에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이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전 여자친구 카발린은 안토니한테 폭행을 당해 가슴에 넣은 실리콘 보형물이 제 위치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했는데, 브라질 언론 '폴라'는 "최근 카발린 의료기록에 보형물 이탈에 관한 기록이 없다"라고 지적하면서 그녀도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맨유 홈페이지, AP, PA Wire,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