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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맛? 물속서 하늘 나는 기분"…백인철이 접영 50m서 이룬 3가지 역사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09.28 23:30 / 기사수정 2023.09.28 23:3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백인철(23·부산중구청)이 대한민국 수영 남자 접영 50m 최초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역사를 썼다. 이 종목 대회 기록까지 갈아치우고 평생 잊지 못할 밤을 보내게 됐다.

백인철은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 출전, 23초29의 아시안게임 신기록 겸 한국 신기록으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백인철은 이날 결승에서 4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1번 레인은 일본의 카와모토 다카시, 2번 레인은 카자흐스탄의 무신 에디베크, 3번 레인은 중국의 왕창하오, 5번 레인은 싱가포르의 텅 천 웨이, 6번 레인은 우즈베키스탄의 우스모노브 에도르벡, 7번 레인은 싱가포르의 리 미켈 준 지, 8번 레인은 중국의 첸 주너가 차지했다.



앞서 백인철은 이날 오전 열린 접영 50m 예선부터 금메달을 예고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예선 5조에 출전한 백인철은 23초39로 터치패드를 찍고 이 종목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스양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23초46의 기록을 0.07초 앞당기고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어 결승에서 이 기록을 0.10초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기세가 오른 백인철은 결승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몸놀림으로 물살을 갈랐다. 스타트와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간 뒤 마지막까지 1위를 뺏기지 않고 레이스를 마쳤다. 은메달은 23초34를 기록한 텅 천 웨이에 돌아갔다. 동메달은 에디베크(24초44)의 몫이었다. 중국의 강자 왕창하오는 23초46으로 4위에 그쳤다.

백인철은 접영 50m 결승 종료 후 전광판을 통해 기록을 확인한 뒤 물 속에서 점프를 하고 두 손을 번쩍 드는 등 기쁜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5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되면서 중국에서 누구보다 즐거운 한가위를 맞이하게 됐다.



백인철은 접영 50m 금메달 확정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내가 금메달이라는 걸 알았을 때 (점프를 해서) 레인에 올라탔다.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었다"며 "결승전을 앞두고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안 했다. 즐긴다는 기분으로 들어갔는데 경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몸 상태가 너무 좋았다. 외려 마지막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잔실수가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메달 색깔이 금이라서 너무 만족스럽다. 대한민국 수영에 이렇게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도 기분이 좋다"며 "(평소) 예선 때는 몸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이번에는 기록이 잘 나오는 걸 보면서 결승에서는 훨씬 더 좋은 기록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기록을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고 웃었다.


한국 수영 대표팀도 경사를 맞이했다. 이날 하루에만 백인철의 남자 접영 50m, 김우민의 남자 자유형 800m에서 2개의 금메달이 나오면서 추석 연휴를 앞둔 국민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접영 50m 금메달은 1998 방콕 대회 여자부 조희연 이후 25년 만이다. 2000년생인 백인철은 자신이 태어나기 전 대선배가 이뤘던 업적을 이어받아 이 종목 아시아 정상에 섰다. 남자 선수로는 접영 50m 최초의 금메달이라 의미가 더 크다.

백인철은 "남자 선수가 접영 50m 금메달을 딴 게 내가 최초라는 건 처음 알게 됐다"며 "(한국) 수영계에 새 역사를 내가 썼다는 게 굉장히 영광이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또 "레이스 중에는 금메달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일단 나 자신에 몰입해서 옆 선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마지막에 순위표를 보고 나서야 내가 1위라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백인철 개인으로서도 자유형 50m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금메달을 딴) 지유찬과 자유형 50m 결승을 같이 뛰면서 스포트라이트를 옆에서 살짝 받고 싶었다"고 농담을 던진 뒤 "오늘 오전에 예선을 마치고 잠시 숙소로 돌아갔을 때 대표팀 동료들이 말을 안 해도 다들 내 (메달을) 기대하고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덕담하면서 다들 응원해 줬다"고 돌아봤다.



최근 기량과 기록이 급성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의 덕분이라는 입장이다. "나는 운동할 때 집중력이 좋고 내가 뭐를 어떻게 해야 발전하는지를 잘 아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즐기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는 "아시안게임 준비에만 몰두하느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시상식이 끝나면 바로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리려고 한다. 저를 잘 키워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수영은 28일 하루에만 금메달 2개(남자 접영 50m, 남자 자유형 800m) 은메달 2개(남자 계영 400m, 여자 평영 200m), 동메달 1개(여자 계영 800m) 등 5개의 메달을 추가했다.




◆대한민국 수영 경영대표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24~28일 성적(금5·은4·동9)

▲금메달(5개)

-수영 남자 계영 800m :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 김건우

-수영 남자 자유형 50m : 지유찬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접영 50m : 백인철

-수영 남자 자유형 800m : 김우민

▲은메달(4개)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 김우민

-수영 여자 평영 200m : 권세현

-수영 남자 계영 400m : 황선우, 이호준, 지유찬, 김지훈, 양재훈, 이유연, 김영범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 황선우,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이호준, 조성재, 김지훈

▲동메달(9개)

-수영 남자 배영 100m : 이주호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이호준

-수영 남자 평영 100m : 최동열

-수영 여자 배영 100m : 이은지

-수영 여자 배영 200m : 이은지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 김서영

-수영 여자 계영 800m : 김서영, 허연경, 박수진, 한다경, 이은지, 정소은

-수영 혼성 혼계영 400m :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 이주호, 허연경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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