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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첫 승에 감격' 이만수 감독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항저우AG]

기사입력 2023.09.28 13:44 / 기사수정 2023.09.28 13:44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이만수 감독과 라오스 야구대표팀이 감격의 첫 승을 맛봤다.

이 감독이 이끄는 라오스 대표팀은 27일 중국 샤오싱 야구 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라운드 2차전에서 싱가포르에 8-7로 승리하면서 국제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전날 태국과의 맞대결에서 1-4로 패배한 라오스는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첫 승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특히 3-4로 지고 있던 6회말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리드를 되찾았고,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만약 28일 태국-싱가포르전에서 태국이 승리할 경우 라오스는 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다음달 1일 개최국 중국과 본선 1차전을 치르게 된다. 결과를 떠나서 공식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것만으로도 라오스와 이 감독에게는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만수 감독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1980년대 KBO리그 최고의 인기 스타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와 KBO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기도 했던 이 감독은 지난 2014년부터 '야구 불모지' 라오스로 건너가 야구를 보급하는 활동을 펼쳤다. 그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 국제무대 무대를 밟으며 소중한 경험을 쌓고,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만수 감독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26일 태국 팀에게 아깝게 지는 바람에 27일 싱가포르 팀과의 경기에서는 그라운드에서 죽을 각오로 코칭스태프부터 선수들 모두가 마음가짐이 대단했다"라며 "무엇보다 라오스 문화는 절대 이런 문화가 아니다. 솔직히 이번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해도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이긴다는 생각을 많이 해보지 못했다. 인터뷰나 지인들에 얘기할 때 '반드시 첫 승을 하겠다는 말로 큰소리를 쳤지만, 과연 태국이나 싱가포르에 이길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26일 태국 팀과의 경기를 본 이후 싱가포르에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기에 이번 대회에서 첫 승을 한다는 건 정말 큰 산을 올려다보는 느낌이다"라며 "그러나 나의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이라는 자세로 선수들을 동요하며 야구장에서 그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선수들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용기를 줬다. '너희는 알 수 있다', '반드시 첫 승을 할 것이다'라며 함께 큰소리로 화이팅을 외쳤다"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순간을 떠올린 이만수 감독은 "경기를 지켜보는 중국인들은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경기를 치루는 선수들이나 스텝진들은 숨을 죽이며 마지막까지 마음을 졸이면서 모든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9회초 3아웃이 되자마자 곧바로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에서 뒹굴었다. 모든것들이 다 불가능처럼 보였던 일들이 10년 만에 기적처럼 모든 꿈들이 다 이루어지는 순간이다"라며 "첫 승을 하자마자 갑자기 모든 선수들이 달려와 나를 행가레 쳐줬다. 공중에 3번 뜨면서 지난 10년의 시간들이 순식간에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라며 "라오스에 들어간 지 10년 동안 말하지 못하는 숫한 어려움과 힘든 일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고 돌아봤다.

또 이 감독은 "최고의 수훈선수들은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이들이 잘할 수 있도록 수년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 덕분에 이런 놀라운 기적을 만들었다"라며 "선수들과 함께 마운드에서 뒹굴었는데, 누구할 것 없이 눈물을 흘렸다. 누가 봤다면 금메달을 딴 것처럼 오해했을 것이다. 그만큼 선수들이나 내게 금메달보다 값진 승리였다. 아무도 없는 코치실에 앉아서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솔직히 88년 만에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해도, 선수 시절 3관왕이나 최고의 기록을 세워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는 눈물이 한없이 볼을 향해 내리고 있었다"고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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