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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무실점+11승, 시즌 최고의 호투로 아쉬움 털어낸 이의리

기사입력 2023.09.28 06:40 / 기사수정 2023.09.28 11:3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함께하지 못하게 된 KIA 타이거즈의 '좌완 영건' 이의리가 시즌 최고의 투구로 아쉬움을 만회했다.

이의리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팀의 6-1 승리를 견인하면서 시즌 11승을 달성했다. 구위, 제구 어느 것 하나 흠 잡을 게 없었다.

이날 이의리는 경기 초반부터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나갔다. 1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긴 뒤 2회말 제이슨 마틴-서호철-윤형준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공 9개 만에 삼자범퇴 처리했고, 3회말에는 1사에서 박대온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속타자 김한별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의리는 4회말 2사에서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마틴의 뜬공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5회말에는 선두타자 서호철의 안타 이후 후속타자 오영수를 초구에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2사에서는 김성욱을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그 사이 타선도 5회초까지 4점이나 뽑아냈다.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한 이의리는 6회말과 7회말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NC의 추격을 저지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5월 19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시즌 두 번째 7이닝 투구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건 올 시즌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의리는 투구수가 77개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7이닝까지 이닝을 끌고 갔다.



올해 4월과 5월 두 달간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이의리는 당당하게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지만, 대표팀은 지난 22일 이의리의 물집 상태를 이유로 이의리 대신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를 대체 발탁했다. 

당시 이의리의 낙마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KIA 구단 측에서는 이의리의 몸 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대회를 앞둔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의리가 정상적으로 투구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실제로 시즌 내내 이의리가 5이닝도 못 채우고 내려가거나 로테이션을 걸렀을 때를 돌아보면 손가락 물집이 영향을 준 적이 있었고, 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도 4⅓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이유도 '물집'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대표팀 소집 직전이었던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결과가 낙마 여부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선발로 나온 이의리는 1⅓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고, 이날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이 현장을 직접 찾아 이의리의 투구를 지켜봤다.



대표팀은 '기량' 때문에 엔트리를 교체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3일 기자들 앞에서 엔트리 교체 배경을 설명한 류 감독은 "이의리가 보름 전 물집으로 강판된 걸 봤고, 책임 트레이너가 계속해서 지켜봤다. 21일(대전 한화전)에 이의리가 선발 등판한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2이닝을 못 던지고 나왔다. 이후 물집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류 감독은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투수다. 대만이나 일본전에서 한 경기를 맡아줘야 할 주축 투수인데, 내 눈에는 이 물집 상태로 선발투수로서 70~80개 이상 던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에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투수니까, 80개 이상 못 던지다고 생각했기에 교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KIA 구단은 이의리가 계속 로테이션을 돌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음을 강조했고, 실제로 21일 한화전 부진 이후 2군에 가거나 한 턴 거르지 않고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했다. 그 결과 이의리는 7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투구'로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다시 상황을 되돌릴 수는 없다. 지금 이의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건강하게 남은 시즌을 소화하고, 또 KIA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다시 한 번 대표팀 승선을 바라봤던 3년 차 투수의 꿈은 무산됐지만, 그의 2023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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