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는 트로피가 없다.
2008년부터 트로피 획득에 실패한 그들은 번번히 트로피 앞에서 좌절당하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극복하지 못했다. 이런 경향의 토트넘 구단을 놀리는 신조어 '스퍼시(Spursy)'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나라 말로 해석한다면 '토트넘이 토트넘 했다', '토트넘 같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토트넘은 전혀 '토트넘하지' 않다. 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부임 이후 리그에서 파죽지세 무패를 달성하며 리그 공동 4위에 올라있다. 그리고 24일(한국시간) 아스널과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이번 시즌 파란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돌품의 핵심 자원 중 하나이자 이번 시즌 토트넘에 새로 합류한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달라진 토트넘의 모습을 예고했다.
24일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보도에 따르면 매디슨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토트넘에 관해 얘기할 때 보통 붙는 수식어가 '말랑한', '약한', '겁쟁이', '스퍼시' 등 '쓰레기'같은 단어들이다"며 "토트넘은 지난 몇주간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후반 추가시간 8분과 11분에 연속 득점에 성공한 셰필드 유나이티드 전을 보라"며 토트넘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1-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막판에 두골을 연달아 성공하며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차지했다.
이어 매디슨은 "또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고 할 수 있는 팀에 두번이나 리드를 내줬지만, 결국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전하며 아스널전에서의 무승부는 결코 승점 1점의 가치만을 지니는 것이 아닌 '스퍼시'라는 오명을 씻은 토트넘의 모습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매디슨은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두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손흥민의 두 골에 모두 도움을 기록하며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기준 8.5점을 기록하며 맨오브더매치(MOM) 손흥민의 8.8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두번째 동점골의 상황에서 강한 전방 압박으로 아스널의 조르지뉴가 소유하던 볼을 탈취한 뒤 감각적인 패스로 손흥민에게 넘겨주며 곧바로 동점골을 만드는 장면은 '손-매' 듀오의 백미라고 부를 만 했다.
토트넘 팬들은 이번 시즌 우수한 성적을 거두길 희망하고 있다. 2016/17 시즌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계속 리그 우승의 문턱을 넘으려고 노력해봤지만 뜻대로 풀리진 않았다. 지속적으로 어려운 경기 상황을 풀어내지 못하고 침몰하기 일쑤였던 토트넘은 결국 2019/20 시즌부터 6위, 7위, 그리고 지난 시즌 8위까지 떨어지며 그 어떤 유럽 대항전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어야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의 토트넘은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최고의 시즌 초반을 보내는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을 토트넘에 입히자 리그 6경기 4승 2무라는 호성적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강팀이라고 손꼽히는 아스널과 비기며 여전히 리그 타이틀 경쟁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한편 리버풀, 아스널과 같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토트넘은 아스널과 비기며 사이좋게 공동 4등으로 떨어졌고, 리버풀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24일 3-1로 잡아내며 2단독 2위자리에 올랐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도 같은 날 본머스를 3-1로 잡으며 3위로 치고 올라갔다. 현재 1위 맨시티는 6경기에서 전승해 승점 18점을, 리버풀과 브라이턴은 각각 16점과 15점을, 아스널과 토트넘은 14점을 획득해 순위표 상위권 자리 싸움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