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이 대회를 목전에 두고 첫 훈련을 시작하는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 소집을 불과 하루 앞두고 진행된 '논란의' 선수 교체 과정에 대해서도 류 감독이 직접 입을 열어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소집 및 첫 훈련을 가졌다. 이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 앞에 앉은 류중일 감독은 "금메달을 따서 국민들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인사했다.
대표팀 선수단을 이끌 주장으로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이 선임됐다. 김혜성은 올 시즌 134경기에 나서 183안타 7홈런 55타점 102득점 타율 0.335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젊은 선수들로 꾸려진 이번 대표팀에서 상대적으로 주전 경험도, 국제대회 등 큰 경기 경험도 많은 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소속팀 키움의 완장을 차기도 했다.
소집을 바로 앞두고는 총 두 번, 세 명의 선수 교체가 있었다.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고 알리며 키움 이정후를 삼성 김성윤으로, NC 구창모를 NC 김영규로 교체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3번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8회말 수비 과정에서 왼쪽 발목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이후 병원에서 MRI, X-레이 촬영 등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손상되어, 봉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재활 기간에만 약 3개월. 수술과 함께 이정후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사실상 불발이 됐다.
구창모는 6월 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왼쪽 전완부 통증을 느껴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창모는 좌측 전완부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았으나,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엔트리에 승선했다. 대회 전까지 회복이 가능하리라는 판단이었다. 이후 재활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긴 했지만, 구창모는 지난 19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가져 2이닝 무사사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20일 1군으로 복귀했으나 소집을 단 이틀 앞두고 결국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22일에도 선수 교체가 발표됐다. 22일 오전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의리 교체를 발표한 뒤, 이날 오후 "이의리를 대체할 선수로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전문 외야수 및 우타자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전력강화위원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정상적으로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KIA 구단의 입장으로, 이의리 교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는 오는 26일부터 항저우 인근 샤오싱에 위치한 베이스볼 앤드 소프트볼 스포츠 컬처 센터에서 열린다. 총 9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싱가포르, 태국, 라오스가 예선을 벌여 본선에 오를 두 팀을 가린다.
이후엔 8팀이 두 조로 나뉘어 A조엔 일본, 중국, 필리핀과 예선 통과 한 팀이 리그전을 벌이고, B조엔 한국, 대만, 홍콩, 그리고 예선 통과 한 팀이 역시 리그전을 벌인다. 이후 각 조 상위 두 팀이 슈퍼 라운드에 올라 조별리그에서 싸우지 않았던 상대 조 상위 두 팀과 경기한 뒤 1~4위를 가려 1~2위가 결승전을 치르고, 3~4위가 동메달을 다툰다.
지난 2010년과 2014년,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3연패를 일궈낸 한국은 10월1일 홍콩과 첫 경기를 치르며 2일 가장 난적인 대만과 겨룬다. 이어 3일 예선 통과팀과 붙는다. 이어 하루 쉬고 5일과 6일 슈퍼라운드 경기를 소화하고 결승에 오르면 7일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치른다. 같은 조에서 싸웠던 팀과의 결과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르기 때문에 일단 대만전을 이기는 게 급선무다.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면 한국과 우승을 놓고 다툴 것으로 여겨지는 일본, 그리고 개최국 중국과 싸울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별리그 B조에서 대만에 지면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도 이를 고려해 대만전 필승 각오부터 외쳤다.
다음은 류중일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해준 이야기는.
▲나오기 전에 세 가지를 얘기했다. (유니폼) 뒤의 이름은 잠시 접어두고, 앞의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부심을 갖자. 두 번째,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선수들이 가장 하기 싫을 수 있는 베이스 러닝, 백업, 등 이런 걸 철저히 지켜 달라고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금메달을 따자고 했다.
-대부분의 미필 선수들이 승선했는데, 이끄는 소감은.
▲코로나19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선수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최종 엔트리에서 잡음이 많은데, 세 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교체가 된 것은 아쉽게 생각을 한다.
-직접 이의리의 마지막 등판을 지켜봤는데.
▲특히 이의리를 소집을 하루 앞두고 교체를 결정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의리가 보름 전 물집으로 강판된 걸 봤고, 책임 트레이너가 계속해서 지켜봤다. 21일에 이의리 선발 등판한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2이닝을 못 던지고 나왔다. 이후 물집 모습을 봤다.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투수다. 대만이나 일본전에서 한 경기를 맡아줘야 할 주축 투수인데, 내 눈에는 이 물집 상태로 선발투수로서 70~80개 이상 던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에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투수니까, 80개 이상 못 던지다고 생각했기에 교체를 결정했다.
-교체 선수로 외야수 윤동희를 선발하게 된 배경은.
▲외야수가 3명 밖에 안 되니 김혜성, 강백호, 김지찬을 (외야로 돌려) 기용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결과 마지막에 (윤동희가) 가장 성적이 좋더라. 그래서 외야수로 결정했다.
-선발투수 두 명이 빠지게 된 건데.
▲구창모,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투수다. 선발진에서 빠져서 굉장히 어려움을 갖고 있다. 좌완 선발이 없다. 하지만 곽빈 선수나 박세웅 선수도 좌타자 상대를 많이 했기 때문에 잘하리라 믿는다.
-9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그때 경험을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전에는 많은 점수를 못 뽑을 거라 생각한다. 투수진에서 선발로 1+1을 생각하고 있다. 중간투수들이 좋다. 2~3점 차 이내로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금메달일 텐데, 어떤 경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
▲대만전에 총력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일단 대만전에 총력을 100%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최종 엔트리 (총 24명)
투수 :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박영현(KT), 원태인(삼성), 나균안, 박세웅(이상 롯데),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장현석(마산용마고·이상 우완), 최지민(KIA), 김영규(NC·이상 좌완)
포수 : 김동헌(키움), 김형준(NC)
내야수 : 박성한(SSG), 김혜성(키움), 문보경(LG), 강백호(KT), 김주원(NC), 김지찬(삼성), 노시환(한화)
외야수 : 최지훈(SSG), 최원준(KIA), 김성윤(삼성), 윤동희(롯데)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역대 아시안게임 성적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 은메달(일본 금메달, 대만 동메달)
1998 방콕 아시안게임 :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2002 부산 아시안게임 :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 동메달(대만 금메달, 일본 은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 금메달(대만 은메달, 일본 동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 금메달(일본 은메달, 대만 동메달)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