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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골 넣는 것보다 행복"…캡틴 SON, 히샤를리송 기 살려주기→유럽 언론도 주목

기사입력 2023.09.18 07:29 / 기사수정 2023.09.18 07:38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보여준 리더십을 향해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팀 동료 히샤를리송 기를 살려주는 모습에 수많은 축구 팬들이 감동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승점 13)은 이번 경기 승리로 리그 4라운드까지 이어졌던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며 리그 4연승도 성공했다. 리그 순위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셰필드는 리그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머무르게 됐다. 리그 순위도 17위로 유지하며 강등 위협을 벗어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중앙 공격수로 선택했다. 지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력을 증명했기에 히샤를리송 대신 손흥민이 선발 원톱으로 기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마노르 솔로몬과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양쪽 윙어로 선택했다. 세 선수는 지난 번리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호흡을 맞췄으며 두 경기 연속 공격진으로 나서게 됐다. 





전반 45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치른 양 팀은 끝내 득점을 터트리지 못해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에도 토트넘은 골문을 열기 위해 여러 차레 공격을 시도했으나, 세트피스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던 셰필드가 결국 먼저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다.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이 수비진을 지나쳐 뒤쪽으로 흐르자 뒤에 위치했던 미드필더 구스타보 하머르가 낮고 빠른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계속해서 셰필드를 압박해 득점을 노렸던 토트넘을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선제골이었다. 

선제 실점 이후 토트넘은 라인을 계속해서 올리며 더욱 강하게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공격을 감행했다. 후반 35분엔 손흥민과 파페 사르, 마노르 솔로몬을 교체하고 브레넌 존슨과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를 투입해 역전을 위한 공격진 교체를 감행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 합류한 존슨은 셰필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며 토트넘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존슨은 데뷔와 동시에 골망을 흔들며 토트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었지만, 오프사이드에 발목을 잡혔다. 후반 42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손을 들고 침투한 존슨이 비수마의 패스를 문전 앞으로 침투해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존슨이 수비보다 앞선 위치에 있는 것을 확인한 부심이 깃발을 들어올리며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경기는 후반 45분 이후에도 적지 않은 시간 계속됐다. 셰필드 선수들이 부상을 호소하며 자주 앉았던 점을 반영해 추가시간이 무려 12분이 주어졌다. 토트넘은 추가 시간 더욱 상대를 몰아붙이기 위해 판더펜과 포로를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에메르송 로얄을 투입했다. 

패색이 짙었던 토트넘의 구세주는 히샤를리송과 쿨루세브스키였다. 교체 투입된 히샤를리송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에서 정확한 헤더로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이후 역전까지 노리며 계속해서 셰필드를 몰아붙였다. 동점골이 터지고 3분이 지난 시점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셰필드 골문 구석을 찌르며 역전골까지 넣으며 경기장을 환호성으로 물들였다.

이후 셰필드는 최전방 공격수 올리버 맥버니까지 퇴장 당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상실했고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1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역전승으로 토트넘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먼저 후반 추가시간에 연달아 2골을 터트려 경기를 뒤집으면서 리그 4연승, 개막 후 리그 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까지 리그 5라운드까지 패배가 없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5승)와 리버풀(4승1무) 그리고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4승1무)까지 포함해 단 4팀밖에 없다.




한편,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리더십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이날 기념비적인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보내준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관중석 앞으로 다가갔다.

당초 토트넘 선수들은 일렬로 선 채 손을 잡고 함께 관중석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손흥민이 동점골의 주인공 히샤를리송의 등 뒤를 밀면서 맨 앞으로 보냈다. 이는 히샤를리송이 팬들의 환호를 독점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손흥민의 배려였다.

손흥민이 이러한 배려를 해준 이유는 최근 경기장 내외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히샤를리송이 오래간만에 득점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에버턴에서 6000만 파운드(약 1003억원)라는 거액에 영입된 히샤를리송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모든 대회에서 3골 4도움만 기록하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선 27경기에 나왔지만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지만 침묵했다. 결국 리그 4라운드 번리전 때 손흥민한테 9번 자리를 내줬고, 손흥민히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5-2 대승을 이끌면서 주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국가대표팀에서 이어졌다. 9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브라질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히샤를리송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1, 2차전인 '볼리비아-페루' 2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으나 또다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특히 5-1 대승으로 끝난 볼리비아전 때 골을 넣지 못해 후반전에 교체되자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 브라질의 주전 공격수임에도 무득점으로 9월 A매치 기간을 마무리하자 히샤를리송은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심리학자를 만나 상담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페루전이 끝나고 히샤를리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전 때 슬펐던 순간은 내가 경기를 잘 못 해서가 아니었다"라며 "내 생각에 볼리비아전에서 나쁜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폭발이었고, 이건 내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 때문에 생긴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영국으로 돌아가 심리학자에게 심리적 도움을 요청해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 다음엔 더 강하게 돌아올거다. 난 내가 다음 브라질 대표팀에도 속할 거라고 믿는다. 난 이를 위해 일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히샤를리송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지인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토트넘에서 좋은 연승을 거두는 건 중요하다"라며 "이번 주에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경기 흐름과 리듬을 잡아 잘 적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 난 행복한 팀 선수이다. 난 가능한 많이 도우려고 노력하지만 때때로 상황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라며 "난 내게 방해가 된 부분이 경기장 밖의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하고 싶어도 결국 잘못되고 말았다. 난 계속 클럽에 집중할 것이다. 폭풍은 지나갔다"라고 밝혔다.

또 "난 지난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며 "내 돈에만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다. 이제 상황이 정상대로 흘러갈 것이고, 난 토트넘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성적 부진과 더불어 지인들이 자신의 돈을 노리면서 갈등을 겪었다는 히샤를리송의 주장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히샤를리송이 중요한 순간의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득점을 터트리자 팬들과 동료 모두 히샤를리송의 득점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손흥민도 히샤를리송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팀의 주장으로서 히샤를리송이 자신감을 더 얻을 수 있도록 팬들의 환호를 독점하게끔 만들었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은 일제히 손흥민의 리더십에 감탄을 표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손흥민이 히샤를리송 등을 밀고 있는 영상을 본 팬들은 "진정한 캡틴", "너무 감동적이다", "손흥민은 리그 최고의 주장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은 몇 년 전에 주장이 됐어야 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손흥민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마노 기자는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언론인이다. 특히 축구 팬들 사이에서 선수 이적에 관해 신뢰도가 높은 소식을 자주 전달하고, 이적이 확정된 거 같으며 '히어 위 고(Here we go)'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노 기자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히샤를리송에 대한 손흥민의 인터뷰 내용을 게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내가 골 넣는 것보다 히샤를리송이 득점하는 걸 보는 게 더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이어 "히샤를리송은 지난주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해야 그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불행과 여러 이유들로 자책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라며 히샤를리송 상황에 동점을 표했다.

영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또한 손흥민은 "우리는 히샤를리송이 필요하다. 그는 정말 좋은 자질을 가졌지만 자신감은 크게 다르다. 히샤를리송을 위해 단지 그를 안아주고 싶었을 뿐이다"라며 클럽 주장의 표본을 보여줬다.

또 "히샤를리송에겐 힘든 일이었고, 우리 모두 이 경기가 그의 자신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경기를 바꿨고, 이는 우리가 기다리던 것"이라며 "축하 행사는 가족의 일부이다. 우린 항상 놀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히샤를리송은 정말 강한 사람이고, 좋은 성품을 가졌기에 언제나 강하게 회복할 수 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때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라며 "난 항상 그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그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 경험으로 혹은 현명하고 도울 수 있다. 난 모든 사람들이 그의 뒤에 서서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히샤를리송을 위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였다.





토트넘 최고의 스타 손흥민은 2023/24시즌을 앞두고 클럽 주장으로 선임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주장을 맡고 있지만, 1882년에 창단된 토트넘 141년 역사 속에서 비유럽 선수가 팀 주장을 맡은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손흥민의 리더십을 통해 하나로 똘똘 뭉친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 리그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리그 2위에 올랐다. 1992년에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토트넘이 개막 후 리그 5경기에서 승점을 13점이나 챙긴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토트넘 주장 역할에 대한 질문에 손흥민은 "난 항상 말로 말하고, 말로 이끄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선수들이 내 일을 정말 쉽게 만들어 줬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는 라커룸에서 정말 바빠지고 있다. 모두가 서로를 위해 뛰고 싸우고 있다"라며 "누가 떨어져 나가면 밀어주고, 모두가 이를 행복해한다.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정말 강하게 만든다. 우린 정말 가까워지고 있고, 이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클럽 주장으로서 라커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손흥민은 이제 중요한 2연전을 준비해야 한다. 토트넘은 오는 24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이자 최고의 라이벌 매치 중 하나인 '북런던 더비'를 가질 예정이다. '북런던 더비'를 치른 이후엔 10월 1일 리버풀과 리그 7라운드 홈경기를 가져야 한다.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이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손흥민이 득점을 터트려 팀의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특히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3골을 터트리며 유럽 통산 200호골까지 단 3골만 남겨둔 상태이다.

손흥민이 클럽 주장으로서 치르는 이번 시즌 첫 '북런던 더비'에서 득점을 터트리며 대기록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뿐만 아니라 팀의 5연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로마노, 스포츠바이블, 버티컬 풋볼 팟캐스트, 토트넘 SNS, EPA,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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