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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떠난 케인의 고백 "'우승'하는 대표팀 동료들 보며 배 아팠다"

기사입력 2023.09.09 11:00 / 기사수정 2023.09.09 11:3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질투'라는 표현이 맞을 지 모르겠지만, 대표팀 동료들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 그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해리 케인)

해리 케인이 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타르친스키 아레나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에선 C조 조별리그 5차전을 앞두고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얼마 전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이적한 배경을 살짝 공개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과 함께 한 케인은 이 자리에서 자신의 대표팀 동료들 우승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케인은 "경쟁자로서, 동료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반면 난 이를 집에 앉아서 볼 때 한 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물론 난 그들이 잘하길 바란다. 카일 워커와 동료들이 내가 뛰지 않는 대회서 우승했다. 하지만 내 한 편으로는 나도 그 경험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본 대표팀 다른 동료들을 보면 질투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진 트로피들을 얻기 위해 나를 동기부여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 사가 당시 돌았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 기록 경신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케인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통산 213골로 앨런 시어러(260골)에 이어 역대 최다 득점 2위다. 

케인은 이에 대해 "내가 그 기록에 근접했지만, 난 절대 팀보다 내 개인의 영광을 쫓는 사람이 아니다. 난 이전 인터뷰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게 보일 수 있는지 관심이 있다. 난 매년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우승을 경쟁해야한다고 느낀다. 바이에른 뮌헨이 내게 기회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 기록(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골)은 놀라운 것이며 내가 언젠가 그 기록을 깬다면 멋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축구를 하는 이유는 아니며 내 이적이 그를 증명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케인은 뮌헨에서의 '위닝 멘털리티'가 주는 압박감을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토트넘에서 느꼈던 것과는 다른 압박감이 있다"라며 "물론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원했다. 하지만 몇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고 해서 토트넘에선 그것이 재앙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뮌헨에선 매 경기 이겨야 한다. 우린 첫 2경기를 4-0, 3-1로 이겼지만, 여전히 플레이 방식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가 되는 방식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출발을 했고 다양한 감정들을 즐기고 있다. 내가 이적하길 원했던 이유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뮌헨은 지난 8월 1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토트넘에서 케인을 영입했다. 케인은 2027년 6월까지 뮌헨과 계약을 맺었다"라며 케인과 4년 간의 계약을 맺고 그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케인의 이적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달군 최대 화제 중 하나였는데, 그가 뮌헨 유니폼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이적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독일과 영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최대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9억원)까지 높은 수준이라고 전해진 바 있다. 

등번호도 나왔다. 케인은 자신이 토트넘에서 달고 있던 10번이 아닌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사용 중인 9번을 받았다. 뮌헨은 지난 2022/23 시즌을 앞두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9번 자리가 공석이었는데, 케인을 데려오면서 레반도프스키의 등번호와 전력 공백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뮌헨 구단의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는 "긴 과정이었지만, 케인이 뮌헨 셔츠를 입어 기쁘다. 케인은 우리의 꿈의 선수였다. 그는 우리의 DNA와 완벽하게 맞다. 그는 구단의 성공을 계속해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케인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케인은 입단 인터뷰에서 "뮌헨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쁘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나는 항상 최고 수준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구단은 위닝 멘탈리티로 정의된다.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다"라며 뮌헨에 합류한 소감을 직접 언급했다. 







케인의 이번 뮌헨 이적은 여름 이적시장 시작부터 큰 관심을 받았지만,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가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야 성사됐다.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린 케인이지만, 지난 2022/23 시즌 팀이 8위에 그치며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우승을 위해 팀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이 등장했었다. 케인은 그간 토트넘에서 뛰며 우승 트로피를 한 개도 차지하지 못했는데, 뮌헨은 우승으로 인해 발생한 토트넘과 케인 사이에 생긴 틈을 놓치지 않고 영입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뮌헨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이적 이후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인해 급격한 경기력 저하를 보였고, 이후 2022/23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흔들렸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콘라트 라이머, 하파엘 게레이루, 김민재를 데려왔으며, 공격진 보강에는 케인을 후보로 올려두며 영입 계획을 세웠다. 

다만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악명이 높았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1차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990억원)를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한 뮌헨은 옵션이 추가된 8000만 유로(약 1145억원)로 상향된 2차 제안을 건넸지만 이마저도 토트넘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레비 회장은 구단주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쉽게 케인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케인이 토트넘과의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 루이스 구단주가 직접 레비 회장을 압박해 케인이 자유 계약으로 떠나지 않고 판매할 것을 지시했지만, 레비 회장은 많은 이적료 수입과 혹시 모를 재계약 가능성을 두고 계속 버텼다. 

두 구단은 런던에서 회담을 추가로 진행했지만, 레비 회장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독일 언론 빌트는 당시 "드레센 CEO와 네페 단장이 런던으로 건너가 케인 이적을 준비한다. 오늘이 결정적인 단계가 되길 기대하고 있고 아주 긍정적이며 그들이 이적을 이뤄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지만, 해당 회담에서 두 팀은 여전한 이적료 격차만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뮌헨과 토트넘은 월요일 회담에서 케인에 대한 가치 평가가 2500만 파운드(약 410억원) 차이가 있었다. 양 구단 대표가 케인의 이적에 대해 논의했으며, 논의는 계속될 예정이다"라며 해당 회담에서 이적이 합의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토트넘은 뮌헨이 제안한 1억 유로(약 1458억원) 상당의 세 번째 제안까지 거절하며 케인의 뮌헨 이적이 무산되는 듯 보였다.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레비 회장이 원한다고 밝힌 1억 파운드(1691억원) 이상의 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이자 뮌헨 소식을 전담하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SNS를 통해 "뮌헨이 케인에 대한 새로운 제안을 보냈다. 이적료는 각종 보너스를 포함해 1억 유로(약 1439억원)를 초과한다. 뮌헨 관계자들은 수 시간 내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뮌헨이 상향된 조건으로 케인 영입에 착수했다고 언급했다.

영국 매체 더선도 해당 사실을 인정하며, 금액 규모가 1억 파운드를 넘겼다고 강조했다. 더선은 "케인은 이번 주말 자신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뮌헨이 8600만 파운드(약 1443억원)의 이적료를 토트넘 측에 제안했다"며 "뮌헨은 이번 거래가 주말까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추가 옵션 1700만 파운드(약 283억원)를 포함하면 뮌헨이 제안한 이적료는 1억 파운드를 초과한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이 엄청난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은 쉽게 결정하지 못했고, 오히려 레비 회장의 분노가 전해지기도 했다. 뮌헨이 케인 이적을 빠르게 결정하기 위해 구단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는 "토트넘은 그들이 불필요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느끼며, 레비 회장도 기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토트넘이 뮌헨의 새로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뮌헨은 이번 주말까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뮌헨이 빠른 답변을 기다린다는 태도가 토트넘에 압박이 됐다고 설명했다. 





레비 회장은 심지어 "케인 협상에 대한 미쳐버린 뒤틀기를 만들었다. 뮌헨은 마지막 제안에서 케인에 대한 기록적인 제안을 건네고 마감일을 토트넘에 제공했다. 레비 회장은 이를 의도적으로 패스했고, 그는 마이애미로 가족과 함께 2주 휴가를 떠났다"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뮌헨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레비 회장의 이런 태도는 이번만이 아니었다. 과거 2013/14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을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향한 루카 모드리치도 "레비 회장은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합의에 도달할 때마다 그는 자꾸 또 다른 것을 요구했다"라며 레비의 악명을 인정했던 적이 있다.

다만 토트넘과 레비 회장도 무작정 케인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버틸 수는 없었다. 뮌헨이 엄청난 이적료 제안을 건넸고, 케인이 뮌헨행만을 원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10일 "뮌헨이 케인을 두고 토트넘과 합의했다"라며  "뮌헨은 토트넘과 케인 영입에 합의했다. 1억 유로(약 145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뮌헨의 제안이 토트넘으로부터 수락됐고, 이제 케인이 이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이적이 최종 단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디애슬레틱은 11일에는 "케인은 뮌헨 입단에 동의했으며, 4년 계약을 제안받았다. 케인은 토트넘으로부터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이적을 완료하기 위한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케인까지 뮌헨행에 동의해 사실상 이적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순탄한 것은 없었다. 케인과 그의 아내인 케이티 케인은 앞서 12일 오전 1시에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을 출발, 오전 3시에 뮌헨 공항에 도착했다. 뮌헨은 토트넘이 케인 이적을 지난 10일 승인하자 다음 날인 11일 런던으로 그를 데리고 올 비행기를 보냈다. 문제는 중간에 토트넘이 이적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었다. 협상 조건과 추가 이적료를 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케인은 공항 근처에서 무기한 대기를 하고, 뮌헨도 긴장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었다. 다만 토트넘의 훼방은 케인 이적이라는 대세를 흔들지는 못했다. 





결국 케인은 뮌헨행 비행기를 탑승하며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뮌헨행 비행기는 한국시간 11일 오후 11시50분에 이륙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런던 교통체증으로 케인이 늦게 도착해 한시간 연착된 끝에 공항에서 이륙했다. 

그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이적에 대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케인은 "무거운 마음과 복잡한 감정이다"면서도 "이번 이적을 거절하기는 너무 어려웠다"며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한 결정이었음을 알렸다. 

이후에는 메디컬 테스트부터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에서 뮌헨을 담당하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2일 "케인이 1차 메디컬테스트를 끝냈다"며 "케인은 9번이 새겨친 셔츠를 입게 된다"라고 전했으며, 독일 매체 빌트도 뮌헨 시내 바름헤이치거의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다며 케인의 이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결국 메디컬까지 마친 케인은 이번 뮌헨의 영입 공식 발표로 길고 길었던 이적 소식의 종지부를 찍었고, 차기 시즌 뮌헨에서 활약하게 될 예정이다.





케인은 이적 직후 첫 우승 도전에 나섰다. 13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렸던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에서 그는 교체로 출전했지만, 아쉽게 0-3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케인은 곧바로 분데스리가 적응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개막전 원정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라운드 홈 경기에선 멀티 골을 터뜨렸다. 

케인은 이제 분데스리가, 독일축구연맹(DFB) 포칼,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A매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16일 오전 3시 30분 바이어 레버쿠젠과 리그 홈 경기 그리고 21일 오전 4시 역시 홈에서 많이 상대해 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사진=Reuters,AP,EPA,AFP,DPA/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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