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26 11:14 / 기사수정 2011.06.26 11:14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장맛비가 순위 싸움의 복병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는 매주 24경기를 소화한다. 그런데 이번주 25일까지 20경기 중 단 9경기만 소화했다. 22일부터 전국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가 그칠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 5호 태풍 메아리가 우리나라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날 경기도 정상적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는 상태다. 이렇게 되면서 하염없이 선수들이 쉬게 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 예민한 선발투수
선발 투수는 너무나도 예민한 존재다. 그렇게 운영될 수밖에 없다. 취재진도 경기 당일 선발 등판을 앞둔 선수를 경기 전 취재하지 않는 게 관례일 정도다. 보통 5인 로테이션에 따라 움직이는 선발 투수는 선발 등판 이후 장거리 러닝-중거리 러닝-롱토스-불펜피칭 및 웨이트 순으로 4일을 보낸다. 5일이나 6일을 쉴 경우에는 탄력적으로 러닝양을 늘리거나 웨이트를 보강해 몸의 피로를 확실하게 푸는 선수가 많다. 위와 같은 순서가 아니더라도 불펜 피칭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선수도 있고, 먹는 음식양을 조절하는 등 선발 투수로 1년 이상 뛰어본 선수에게는 5~6일 공백 정도까지는 누구나 자신에 맞는 노하우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휴식일이 1주일이 넘어갈 경우 문제가 생긴다. 바로 장맛비로 불규칙한 경기 스케줄이 이어지고 있는 최근 상황이 그러한 경우다. 흔히 말하는 투구 리듬이 흐트러진다는 건 5인 로테이션에 맞춰 휴식과 훈련을 병행했는데 정작 실전 등판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징조다. 한 번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면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투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감독들이 우천 취소로 하루 이틀 정도 쉬는 건 선호해도 3일 이상 너무 오래 쉬는 걸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결국 선발 투수들의 투구 리듬 때문이다. 타자들도 타격감 유지에 어려움을 겼지만 어차피 타격은 업&다운이 심해 시즌 운영 계산 범주에 100% 대입하기 어려운 분야다. 로테이션과 매치업에 따라 시즌 운영 밑그림을 그리는 주체인 선발투수와는 다르다. 최근 LG의 경우 21일 잠실 넥센전 후 연이어 4경기를 쉬었는데 이 가운데 리즈를 22일부터 25일까지 4일 연속 선발 예고했다가 결국 이날 심수창으로 선발을 교체 고한 것도 박종훈 감독의 고뇌에 따른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이는 결국 비가 와서 선발 로테이션이 헝클어져도 팀의 에이스나 중요 선발의 간격은 최대한 지켜주겠다는 뜻이다. 확실한 에이스와 선발진 후미 투수들의 기량 차이가 있는 LG 롯데 두산 한화 넥센 등이 이러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이들 팀 모두 치열한 순위싸움의 당사자들이다. 상황에 따라서 1선발-2선발-비-비-비의 로테이션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선발진의 기량이 상향편중화가 돼 있는 KIA와 삼성은 특정 선발 투수에게 등판일을 배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장맛비로 휴식일이 길어질수록 도움이 되지 않는 팀이다. 이는 선발 투수가 부족한 SK와의 선두 다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중위권 팀들이 에이스 집중 투입전략을 사용하면서 등판 간격이 긴 투수를 적절히 불펜 투입해 총력전을 다짐한다면 상위권 팀들의 승수 쌓기도 그만큼 힘들어질 전망이다. 장마로 쉬는 선발 투수의 행보가 이처럼 본인은 물론, 다 각도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류현진 리즈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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