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클린스만의 외면...'득점 1위' 주민규 "상처 많이 받아, 대표팀 승선 0.1% 기대"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K리그1 득점왕 출신이자 이번 시즌도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 공격수 주민규가 축구대표팀 선발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려놨다고 고백했다.

울산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일류첸코에게 선제 실점했으나 주민규의 멀티골로 역전에 성공한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윌리안에게 재동점골을 내주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서울은 10승10무8패, 승점 40으로 리그 5위를 유지했다. 울산도 19승4무5패, 승점 61로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울산은 4-5-1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 이명재가 수비를 맡았다. 이동경, 김민혁, 루빅손, 바코, 황재환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주민규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울산은 전반 10분 만에 일격을 당했다. 서울 스트라이커 일류첸코에게 선제 실점을 내줘 끌려갔다. 하지만 울산에는 주민규가 있었다. 주민규는 후반 20분 바코의 슈팅을 최철원 골키퍼가 쳐내자 재차 밀어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4분 뒤에는 설영우의 컷백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의 멀티골이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한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윌리안에게 재동점골을 허용해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다소 아쉬운 결과였지만 주민규는 2골을 추가하며 티아고(대전하나시티즌)와 함께 공동 득점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주민규는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간절히 준비했다. 이기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음 경기는 이기는 경기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로는 "2위와 승점 차가 10점에서 더 벌어지지 않았다. 이기면 13점을 넘어 더 큰 격차로 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고 있을 때 홍명보 감독이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선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공격적으로 변화를 줬다. 부분전술을 통해 골을 넣었고, 역전까지 할 수 있는 공격 패턴이 나왔다"고 말했다.

3개월 만에 터진 멀티골에 대해서는 "사실 공격수라면 골이 안 터지면 조급함이 있을 수밖에 없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매 시즌 고민이고 공격수로서 풀어야 할 숙제다. 어떻게 해결해서 자신감을 찾느냐가 포인트였다. 골을 넣겠다는 집념, 동기부여가 있었다"면서 "경기에 들어갈 때 감독님께서 아무 말도 안하셨는데 편하게 하라고 말씀하셨던 부분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없이 했던 게 멀티골이 나온 이유 같다"고 홍명보 감독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예전의 서울과 현재 서울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서울이라는 팀이 강팀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감독대행으로 바뀌면서 선수들이 더 잘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던 것 같다"며 "전투적인 부분들에 우리 선수들이 좀 당황했다. 그 부분들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현재 서울이 더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득점왕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했다. 주민규는 "이적할 때도 그렇고 시즌 내내 이야기 했듯 우승 타이틀이 없기 때문에 득점왕 욕심은 없다. 이번 시즌엔 팀에 초점을 맞춰 우승하는 게 득점왕보다 기쁘고 값질 것 같다"고 팀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1시에는 9월 A매치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된다.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적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한 번도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는 주민규는 "솔직히 말하면 0.1% 기대하고 있다. (대표팀 선발) 부분에서 사실 내가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고, 비워놓고 차분하게 기다리며 욕심 안 내려고 생활하려고 한다"고 털어놓으면서 "되든 안 되든 부족한 부분들, 채워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좋은 감독 밑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속팀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