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9일 만에 다시 성사된 맞대결에서 호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상승했다.
앞선 네 차례의 등판에서 5이닝을 던진 경기가 세 차례였는데, 유일하게 류현진이 5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가 8일 클리블랜드전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4회말 2사 1루에서 오스카 곤잘레스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고 교체됐는데,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으면서 큰 부상을 피했다.
3주도 채 지나지 않아 클리블랜드와 재회한 류현진은 1회초 리드오프 콜 칼훈을 공 4개 만에 투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후속타자 호세 라미레즈에게 일격을 당했다. 라미레즈는 볼카운트 0-1에서 높게 들어온 직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복귀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류현진의 올 시즌 두 번째 피홈런.
그러나 류현진은 오스카 곤잘레스를 상대로 첫 탈삼진을 솎아낸 데 이어 라몬 로리아노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실점이 아쉬웠으나 11구밖에 던지지 않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류현진의 1회초 직구 최고 구속은 88.7마일(약 143km).
이날 경기 전까지 9이닝당 득점지원 9.47점으로 류현진을 도왔던 타자들도 힘을 실어줬다. 보 비셋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데이비스 슈나이더의 투런포까지 터지면서 역전과 함께 빅이닝을 완성했고, 류현진에게 3-1 리드를 안겨줬다.
타자들 덕분에 여유를 찾은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안드레스 히메네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볼카운트 1-1에서 컷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2에서 다시 한 번 5구째로 컷 패스트볼을 선택하면서 히메네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이후 두 타자와의 승부도 깔끔했다. 류현진은 1사에서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타일러 프리먼의 투수 땅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특히 땅볼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서 잡은 뒤 글러브 토스로 1루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회초 직구 최구 구속은 90.8마일(약 146km).
2회초를 순조롭게 끝낸 류현진은 2루타와 함께 3회초를 시작했다. 선두타자 캠 갤러거가 잡아당긴 타구가 3루수 맷 채프먼의 글러브를 맞고 외야로 빠져나갔고, 그 사이 타자주자 갤러거가 2루에 안착했다.
후속타자 마일스 스트로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다. 칼훈의 좌익수 뜬공으로 한숨을 돌린 뒤 첫 타석에서 홈런을 맞은 라미레즈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을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탈출했다. 우중간으로 달려간 중견수 돌튼 바쇼가 슬라이딩 캐치로 타구를 낚아채면서 그대로 이닝이 끝났다.
류현진의 상승세는 4회초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곤잘레스를 공 2개 만에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로리아노의 중견수 뜬공에 이어 히메네스의 헛스윙 삼진으로 손쉽게 이닝을 끝냈다. 공 8개면 충분했다.
2이닝 동안 추가점을 뽑지 못했던 타선도 다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토론토는 4회말 선두타자 슈나이더와 대니 잰슨의 두 타자 연속 2루타로 무사 2·3루의 기회를 잡았고, 채프먼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중전안타로 3루주자 슈나이더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무사 1·3루에서는 에스피날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보탰고, 두 팀의 스코어가 5-1까지 벌어졌다.
3이닝 연속으로 무실점 투구를 선보인 류현진은 4이닝 만에 홈런을 맞았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선두타자 아리아스를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후속타자 프리먼에게 좌월 솔로포를 헌납했다. 프리먼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 올 시즌 류현진이 한 경기에 피홈런을 2개 이상 허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생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피홈런을 기록하면서 흔들릴 법도 했지만, 여전히 류현진은 침착했다. 1사에서 갤러거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뒤 스트로의 투수 땅볼로 이닝을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가장 아쉬웠던 건 6회초였다. 선두타자 칼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라미레즈의 땅볼로 한 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3루수 채프먼이 타구를 잡지 못하면서 실책으로 연결됐다.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은 곤잘레스의 땅볼 타구를 놓쳤다. 결국 실책 2개에 순식간에 무사 만루가 됐고, 류현진은 두 번째 투수 이미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로리아노의 몸에 맞는 볼로 실점을 허용한 가르시아는 히메네스와 아리아스의 삼진 이후 프리먼까지 삼진을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줬다.
이날 류현진은 총 70구를 뿌렸고, 직구(29개)가 가장 많았다. 체인지업(19개), 커브(13개), 컷 패스트볼(9개)이 그 뒤를 이었고 직구 최고 구속은 90.8마일(약 146km)로 직전 등판보다 조금 높았다.
토론토가 7회 현재 5-3으로 앞선 가운데,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류현진은 시즌 3승을 수확한다.
사진=USA투데이스포츠, 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