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축구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는 땀 냄새도 다른 걸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얻은 한 선수와 가족이 이색적인 소감을 드러냈다.
영국 매체 '더선'은 22일(한국시간) "미국 MLS(메이저리사커) 스타 덱스 맥카티의 남편은 리오넬 메시의 땀 냄새를 믿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1986년생 베테랑 미국 미드필더 맥카티는 MLS 클럽 내슈빌 주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 2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의 리그스컵 결승전에서 선발로 나와 메시를 상대했다.
당시 맥카티는 후반 17분에 교체됐지만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전반 23분에 메시가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 수비수가 밀집해 있음에도 공간을 찾아내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MLS 동부 리그 상위권 팀인 내슈빌이 후반 13분 동점골을 터트렸다.
90분 간의 혈투가 1-1로 끝나자 인터 마이애미와 내슈빌은 대회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곧바로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인터 마이애미 첫 번째 키커로 나선 메시는 왼쪽 구석으로 깔끔하게 슈팅을 시도해 성공했고, 내슈빌에서도 무크타르가 가볍게 마이애미 골망을 흔들었지만 두 번째 키커의 결과는 달랐다. 마이애미는 부스케츠가 득점에 성공한 반면, 내슈빌은 랜달 레알이 시도한 슈팅이 잡히고 말았다. 이후 3, 4번 키커는 두 팀 모두 성공했다.
우승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순간에 인터 마이애미 5번 키커 빅터 우롤아가 그만 실축하고 말았다. 반대로 내슈빌은 5번 키커 서리지가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차기 균형을 맞췄다.
이후 6, 7, 8, 9, 10번 키커까지 모두 성공시킨 두 팀은 무려 11번째 키커인 골키퍼들의 맞대결까지 진행했고, 인터 마이애미 골키퍼 캘린더가 득점한 반면 내슈빌 키퍼 파니코는 넣지 못하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가 이끄는 인터 마이애미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내슈빌은 끝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내슈빌 주장 맥카티도 준우승에 아쉬워했지만 경기가 끝나고 메시와 유니폼 교환을 하면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더선'에 따르면, 맥카티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결승전 사진과 함께 "내 친구들을 사랑해. 이 팀이 정말 자랑스러워"라며 결승전까지 올라간 동료들을 자랑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집에 가져온 메시 유니폼을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이건 침대 위 액자에 들어갈 거다"라고 밝혔다. 팬들은 세계 최고의 축구스타인 메시의 유니폼을 가져간 맥카티를 부러워했다.
그러나 맥카티 아내는 남편이 침대 위에 메시 유니폼을 걸어 놓으려고 하자 댓글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라며 남편의 계획에 반대했다.
또 그녀는 "우리는 메시 유니폼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다"라며 "냄새를 맡으니 메시는 남성용 향수를 흘리는 것 같다"라며 땀 냄새가 아니라 향수 냄새가 난다는 이색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메시는 향수 냄새가 나는 땀을 흘리면서 인터 마이애미를 리그스컵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로써 인터 마이애미는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을 맛봤다.
2018년에 창단돼 2020년부터 MLS에 참가한 인터 마이애미는 신생팀이다 보니 동부리그 6위를 차지했던 2022시즌을 제외하고 쭉 하위권에 있었다. 이번 시즌도 리그 22경기에서 승점 18(5승3무14패)를 기록해 리그 꼴찌인 15위에 위치해 있다.
그렇기에 인터 마이애미는 리그스컵을 앞두고 우승 후보에서 빠졌지만 새로 영입된 메시가 팀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지난달 16일에 합류한 메시는 약 한 달 동안 10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리는 엄청난 활약으로 구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가 합류하기 전까지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지만 메시를 영입한 이후엔 8경기에서 6승 2무를 거뒀다. 무승부를 거둔 한 경기는 스코어 4-4가 된 댈러스와의 리그스컵 16강전과 내슈빌과의 결승전으로, 모두 승부차기 끝에 인터 마이애미가 승리했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하자마자 득점을 몰아치면서 결승전을 포함해 리그스컵 전 경기 득점을 기록. 10경기 10골 1도움이란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구단에 첫 리그스컵 트로피를 선물했다.
인터 마이애미뿐만 아니라 메시도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우승은 메시의 통산 44번째 우승으로, 지금까지 축구 역사상 메시보다 더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까지 메시는 통산 우승 43회로 바르셀로나 시절 동료였던 브라질 레전드 풀백 다니 알베스와 함께 우승 횟수 공동 1위였지만, 리그스컵 우승으로 알베스를 따돌리고 단독 1위로 등극했다.
리그스컵을 마친 메시와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4일 오전 8시 신시내티와의 오픈컵 경기와 오는 27일 오전 8시30분 뉴욕레드불스와의 MLS 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일정까지 돌입할 예정이다.
메시가 리그스컵에서 보여준 기세를 리그에서도 보여주면서 인터 마이애미 순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 메시가 남은 리그 경기 수가 12경기뿐이지만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졌다.
현재 MLS 득점 1위는 13골을 터트린 하니 무크타르(내슈빌)이기에, 10경기에서 10골을 터트린 메시가 리그컵에서 보여준 득점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1위 자리를 노리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리그스컵 우승으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인터 마이애미와 메시가 잔여 시즌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맥카티 SNS, AF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