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이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준 툴루즈전 경기 이후 포지션 경쟁자로 꼽히는 우스만 뎀벨레를 칭찬했다.
이강인은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툴루즈에 위치한 스타디움 뮈니시팔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랑스 리그1 2라운드 파리 생제르맹과 툴루즈의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후반 6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강인은 지난 로리앙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출전해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는데, 이번 경기에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왼쪽 윙어로 기용하고, 오른쪽에는 비티냐를 선발로 내보냈다.
지난 경기 뛰어난 기량과 장점이 돋보였던 이강인은 툴루즈를 상대로는 동료와의 아쉬운 호흡과 경고까지 겹치며 리그 2번째 선발 출장을 비교적 짧게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전반 17분 비티냐가 건네준 전환 패스로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공을 잡으며 장기인 킥을 통해 드리블 대신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하무스에게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상대 수비에 막혔다. 코너킥 상황에서도 이강인의 크로스가 예리하게 상대 박스 안쪽으로 향했지만, 좀처럼 PSG 동료들의 머리에 닿지 못했다. 전반 44분에는 PSG 공격이 답답하자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옆 그물을 흔들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경기 내내 왼쪽 측면에서 호흡을 맞춘 파비안 루이스와도 패스 타이밍, 동선 등이 엉키기도 했다.
오히려 전반 추가시간 경고를 받았다. 전반 추가시간 골키퍼를 맞고 나온 공을 재차 슈팅하려 했던 이강인의 행동이 골키퍼에게 위협이라고 판단한 주심은 이강인에게 경고를 줬다. 다만 이강인은 충분히 시도할 수 있던 상황이었고, 상대 골키퍼에 대한 고의성 없는 행동이었기에 충분히 억울할만한 경고였다. 이후 이강인은 후반 시작 6분 만에 킬리안 음바페와 교체되며 비교적 짧은 시간만을 소화하고 벤치로 물러났다.
PSG는 이강인이 교체된 이후 음바페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42분 툴루즈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동점골을 기록했고 결국 리그 개막 이후 2경기에서 모두 무승부에 그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강인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오른쪽 윙어 포지션에서 뎀벨레가 짧은 시간임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감독으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이강인의 윙어 포지션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 '컬처PSG'는 20일 엔리케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했다.
엔리케 감독은 먼저 경기 결과에 대해 "1-0 상황에서 점수 차를 두 배로 늘리고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가 분명 세 번 정도 있었기 때문에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경기를 더 소유하고 통제하기를 원한다. 이런 부분이 초반에 실망적이었다"라며 경기 초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음바페와 뎀벨레가 교체 명단에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뎀벨레와 음바페는 월드클래스의 선수들이다. 뎀벨레와 팀원들은 훌륭했고, 좋은 득점 상황을 만들었다. 다만 선수들은 내가 관리한다. 이런 논쟁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알지만, 나의 방식이 있다"라며 음바페와 뎀벨레의 교체 투입은 본인이 선택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엔리케 감독은 특히 뎀벨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칭찬을 했는데, 그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대일 상황에서 상대를 제거할 수 있고, 경기장 안쪽과 바깥쪽에서 모두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아직 속도가 조금 부족하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며 뎀벨레의 능력을 극찬했다.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에게 보낸 긍정 신호는 지난 로리앙전에서 우측 윙어로 맹활약했던 이강인에게는 다소 악재일 수 있는 부분이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뎀벨레는 이번 경기에서 PSG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음바페도 툴루즈전을 통해 전격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경기에서 공격적인 면이 부족했던 PSG는 많은 걸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미 이번 툴루즈전 전부터 이강인과 아센시오가 선발에서 빠지게 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었다.
이강인이 이번 툴루즈전에서 자리한 왼쪽 윙어 포지션은 사실상 주전 경쟁이 불가능하다. 음바페가 단번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PSG의 시즌 첫 득점과 본인의 올 시즌 첫 득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훈련에 복귀한 음바페는 오는 27일 치러지는 RC 랑스와의 경기부터는 주전 왼쪽 윙어로 계속해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음바페는 선제골과 더불어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했으며, 뎀벨레도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 6회, 롱패스 성공률 100%로 맹활약했다.
뎀벨레까지 짧은 출전 시간 만에 엔리케 감독을 매료시킨 만큼 오른쪽 윙어 포지션의 주전은 당분간 뎀벨레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뎀벨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PSG 데뷔의 기쁨을 밝히면서도 "툴루즈에서 1점만 얻고 돌아가서 답답하다. 우리가 잃어서는 안 되는 어리석은 실수였고, 거기서 페널티킥이 나왔다"라며 승부욕까지 드러냈다.
결국 윙어 포지션에서 음바페와 뎀벨레가 자리를 차지한다면, 이강인이 주전 경쟁을 위해 차지하기 위해선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방안이 주효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이번 경기에서 이강인과 함께 왼쪽 측면에서 호흡을 맞추기 위해 출전한 파비안 루이스가 굉장히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줬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다.
이강인과 루이스는 이날 경기 이후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로부터 팀 내 선발 선수 중 최하 평점인 5.5점을 받았지만, 평가는 사뭇 달랐다.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 대해서는 "매우 활동적이었다. 전반 내내 소유권을 잃지 않고, 역습에 속도를 더할 수 있었다. 드리블 기술로 툴루즈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PSG의 볼 소유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그는 경기 초반 결정적이고 효과적인 플레이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라며 비교적 일찍 교체된 부분을 주로 지적했다.
반면 루이스에 대해서는 "빨리 교체될 때까지 다소 애매한 플레이를 펼쳤다. 패스에서 오류가 있었지만, 큰 실수는 없었다. 경합에서는 절반 정도를 이겼다"라며 큰 실수를 하지 않은 부분이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루이스와 더불어 비티냐도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에 이강인이 다음 경기에서 음바페, 뎀벨레와 함께 왼쪽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프랑스 매체들에서는 이미 이강인이 미드필더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프랑스 매체 'PSG토크'도 "PSG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뛰는 동안 중앙 미드필더로서 활약한 경험을 활용해, 그를 구단에서 창의적인 미드필더를 맡을 해결책으로 고려하고 있다"라며 이강인이 미드필더로 출전한다면 PSG 공격에 핵심적인 창의성을 더해주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로리앙전과 툴루즈전에서 조금은 상반된 평가를 받긴 했지만, 두 경기 모두 공격적인 활약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았기에 PSG토크가 언급한 대로 미드필더 지역에서 공격적인 부분을 향상시켜줄 자원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이미 툴루즈전부터 이강인이 미드피러더에서 활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MC 스포츠'가 예상한 툴루즈전 라인업에서는 개막전 때 PSG가 내세운 '이강인-하무스-아센시오' 3톱이 '음바페-하무스-뎀벨레' 조합으로 바뀌었다. 이강인은 개막전 때 선발로 나섰던 비티냐를 밀어내고 미드필더 자리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툴루즈 전 PSG 중원 삼각편대는 '워렌 자이르 에메리-마누엘 우가르테-이강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각종 매체들도 이강인이 윙어 포지션에서 밀리더라도 미드필더 출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점친 만큼 뎀벨레, 이강인, 음바페가 한 선발 명단에서 공존할 확률도 높아 보인다.
데뷔전 활약과는 달리 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다소 주춤했던 이강인이 다음 경기에서는 미드필더로 출전해 음바페와 함께 PSG 공격을 이끌 수 있을지는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