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얼차려 인정→선발 출전…'사실관계 확인' KT와 배정대, '정면돌파' 택했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가 학폭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KT와 배정대는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 정상적으로 준비했다.

시작점은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었다.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는 헤당 게시물을 통해서 "학창시절 배정대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배정대가 명치를 가격하면서 수차례 밟았고, 구타를 당한 일로 인해서 자신은 야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 게 A씨의 이야기다.

그러자 배정대는 17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물을 올렸고,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상에 올라온 이슈로 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운을 뗀 뒤 "저는 성남고 2학년 재학 중인 2012년 대만 전지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당시 3학년 선배들의 주도 하에 단체 얼차려가 있었고, 2학년 주장이었던 저는 1학년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준 사실이 있습니다. 후배들의 엉덩이를 배트로 3대씩 때렸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얼차려 후 후배들에게 사과를 했으며, 이후에는 어떠한 폭행이나 욕설도 없었습니다. 함께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후배들을 통해 재차 사실을 확인했고, 다수의 후배들이 자발적인 진술 의사도 표명했습니다. 운동부에 내려오던 악습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라며 "당초 해당글 게시자에게 사과 및 보상 요구에 대해 최대한 응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고, 향후 대리인을 통해 당사자와 연락을 취할 예정입니다"라고 설명했다.

KT 구단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 해당 의혹과 관련한 이메일 제보가 들어왔다. 내용은 16일에 올라온 게시물과 같았고, A씨는 배정대의 사과와 더불어 합의금을 요구했다. A씨가 배정대와 대면으로 만나는 걸 원치 않으면서 구단 관계자와 변호사가 중재자의 입장으로 A씨를 만났고, 그 이후 A씨의 요구 금액을 배정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배정대는 부상의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도 승선하지 못한 채 2군에 머무르던 상황이었고, 제보가 들어왔다는 걸 접한 이후에는 1군 등록을 미루면서까지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양 측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피해자 측에서 요구한 합의금 액수는 더 커져갔다.

구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KT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 신고 이후 성남고 시절 배정대와 함께 지냈던 후배들을 만나서 해당 사안과 관련한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들은 배정대의 SNS 게시물 내용대로 선배의 지시에 의한 얼차려가 있었으나 이후 사과가 이뤄졌고, 원만한 관계가 유지됐다고 전했다. 사실관계 확인서도 확보된 상황이다.

배정대의 사과 이후 KT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고, 평소처럼 경기에 임했다.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던 사령탑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배정대에 대해 "엔트리에서 제외시킬 상황이 아닌 것 같고, KBO도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며 "드릴 말씀은 없는 것 같다. (배정대에게) 사과했는지 물어보니 그런 것도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배정대는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1회초 첫 타석과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각각 뜬공과 땅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