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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컵 0-3 참사' 투헬 "케인에게 너무 미안…우린 4주간 훈련 안 한 팀 같았어"

기사입력 2023.08.13 14:52 / 기사수정 2023.08.13 14:52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슈퍼컵 우승에 실패하자 새로운 9번 공격수 해리 케인에게 사과했다.

투헬 감독은 13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RB라이프치히와의 2024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 단판 승부가 끝난 뒤 케인에게 "미안하다"라며 사과했다. 이날 뮌헨은 라이프치히에 0-3으로 완패하면서 슈퍼컵 우승에 실패했다.

DFL-슈퍼컵은 잉글랜드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실드처럼 새 시즌 개막 앞두고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과 독일 컵대회인 DFB(독일축구협회)-포칼컵 챔피언 간의 맞대결이다. 분데스리가 우승팀 홈구장에서 열리기에 뮌헨 홈인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슈퍼컵에서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뮌헨은 분데스리가팀 최초로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우승컵을 라이프치히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뮌헨은 지난해에 열렸던 슈퍼컵에서도 라이프치히를 만나 5-3 압승을 거두면서 무난히 우승을 차지했지만, 1년 뒤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무난하게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 뮌헨은 전반 시작 2분 만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라이프치히는 전반 2분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레프트백 다비드 라움이 찬 프리킥은 뮌헨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아갔고, 뮌헨 수비수들이 프리킥을 막는 과정에서 왼쪽 윙어로 출전한 다니 올모를 놓치는 수비 실수를 범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 세컨볼을 잡은 올모는 곧바로 슈팅을 시도. 올모의 슈팅은 울라이히 골키퍼를 뚫고, 그래도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이른 시간에 선수들이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 아쉬운 집중력을 보이며 선제골을 내주자 벤치에 있던 투헬 감독은 아쉬움과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세를 탄 올모는 내친김에 추가골까지 터트렸다. 전반 43분 올모가 환상적인 턴 동작으로 뮌헨 선수들을 제친 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다. 뮌헨 센터백 마테이스 더리히트와 미드필더 콘라트 라이머가 협력 수비를 펼쳤지만, 이를 올모가 턴 동작 하나로 가볍게 벗겨냈다.






골키퍼 한 명만 앞에 둔 올모는 어려움 없이 슈팅을 날리며 이날 멀티골 달성에 성공했다. 이날 100점짜리 활약을 펼친 올모는 후반전에 페널티킥 기회를 얻으면서 뮌헨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할 기회까지 잡았다.

후반 21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라이프치히의 헤딩 패스가 누사이르 마즈라위 손에 맞고 굴절되자 심판은 지체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올모는 왼쪽 골대 구석을 노린 날카로운 슈팅으로 3번째 골을 달성하면서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스벤 울라이히 골키퍼가 킥 방향을 읽었지만 슈팅이 워낙 날카로워 막을 수 없었다.

3골을 내주며 무너진 뮌헨은 끝내 만회골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슈퍼컵 4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공수 양면에서 문제점이 대거 드러나 분데스리가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김민재는 이날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다. 김민재가 투입되기 전까지 뮌헨은 여러 차례 수비 불안을 노출하면서 2실점을 허용했다. 특히 김민재는 후반 24분 공격수 베냐민 세슈코가 좋은 침투 끝에 골키퍼까지 제치고 비어 있는 골대를 향해 슈팅을 날리는 순간, 환상적인 태클로 슈팅을 막아내면서 4번째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수비 불안도 문제이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역시 공격이었다. 라이프치히전에서 뮌헨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어 냈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며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한 마티스 텔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완벽한 득점 찬스만 최소 3차례 놓치면서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텔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투헬 감독은 이제 막 뮌헨에 도착한 케인을 후반 18분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슈퍼컵을 앞두고 뮌헨은 토트넘에서 월드 클래스 공격수 케인을 옵션 포함 이적료 1억 2000만 파운드(약 2029억원)에 영입했다. 슈퍼컵 명단에 케인 이름이 포함되자 팬들은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험이 없는 케인이 뮌헨에 입단하자마자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라이프치히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면서 뮌헨으로 침몰시켰다. 뮌헨은 황급히 케인을 투입시켰지만 아직 새로운 팀과 동료에 적응하지도 못한 케인이 상황을 바꾸는 건 불가능했다.





독일 언론 '빌트'에 따르면,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헬 감독은 패배에 대한 설명을 묻는 질문에"아니, 절대 아니다. 이는 큰 문제이다.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와의 마지막 홈경기에서부터 이어진 문제다"라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뮌헨은 지난 5월 2022/23시즌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홈경기임에도 라이프치히에 1-3으로 졌다. 당시 뮌헨은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후반전에 내리 3골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그러면서 "지난 4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다. 마치 우리가 만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라며 팀의 조직력과 경기력을 혹평했다.

이어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AS모나코 상대로 우리를 봤지만 난 설명을 못하겠다. 많은 부분에서 충분하지 못했다"라며 "잘 모르겠다. 우리의 현재 상태와 보여준 건 관련이 없다. 오늘 게임에서 분위기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연관성은 0%였다.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름 프리시즌 기간 동안 아시아 투어를 떠난 뮌헨은 일본에서 맨시티에 1-2로 패했지만 싱가포르에서 리버풀 상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친선전이자 독일에서 진행된 모나코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줬지만 4-3로 역전승했다.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결과에 만족했던 투헬 감독은 실전에서 전혀 다른 경기가 펼쳐지자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투헬 감독은 케인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미안하다. 케인은 아무도 우리가 지난 4주 동안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에게 매우 씁쓸한 저녁이다"라며 뮌헨의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우승컵을 선물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드러냈다.





투헬 감독은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앞두고 슈퍼컵에서 우승하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새 시즌을 시작하려고 계획했지만 라이프치히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에 직면했다.

투헬 감독은 라이프치히전에서 보여준 뮌헨의 문제점들을 개막전이 시작되기 전에 최대한 수정해 팬들에게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뮌헨은 오는 19일 오전 3시30분에 베르더 브레멘 원정 경기를 통해 2023/24시즌 분데스리가를 시작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투헬 감독과 뮌헨 선수들이 라이프치히전 결과를 곱씹으며 팬들을 잘 알고 있는 독일 최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DPA, 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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