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예비 뮌헨 선수'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질문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투헬 감독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오전 3시45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일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RB라이프치히와의 2023/24시즌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을 앞두고 11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슈퍼컵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과 독일 컵대회인 DFB(독일축구연맹)-포칼컵 챔피언 간의 단판 경기이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챔피언이라는 금자탑에 올랐다. RB라이프치히는 포칼컵 결승전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2-0으로 꺾고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약 일주일 앞두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둔 투헬 감독은 최근 축구계를 뜨겁게 한 케인 이적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국과 독일 현지 언론들은 지난 10일 일제히 뮌헨과 토트넘이 케인 이적료를 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두 구단이 합의한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총액이 1억 유로(약 1459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토트넘이 제의를 수락한 이후, 케인도 뮌헨 이적을 원하면서 이적이 급물살을 탔다.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 스카이스포츠 플로리안 플라텐베르크 기자는 11일 SNS을 통해 "케인 이적은 이제 거의 완료됐다. 2027년까지 계약이 확정됐고, 오늘(11일)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알려졌듯이 케인은 곧 이적을 승인받아 금요일(11일)에 뮌헨에 도착할 것이다"라며 "만약 메디컬 테스트가 빠르게 완료되면 케인은 오는 13일에 예정된 라이프치히와의 슈퍼컵 맞대결에 출전하길 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케인이 뮌헨에 합류하자마자 곧바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가운데 돌연 케인의 뮌헨행이 정체됐다. 독일 유력지 '빌트'에 따르면, 뮌헨은 메디컬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케인의 출국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체는 "케인은 독일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 45분에 이륙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토트넘이 개입하면서 출국 시간이 오후 1시 15분으로 연기됐다"라며 "이후 오전 11시 30분에 독일 바이에른행 항공편이 취소됐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무슨 이유로 개입해 케인의 뮌헨행을 저지한 것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케인 이적이 지연되면서 팬들은 언제쯤 뮌헨이 케인 영입을 발표할지 관심을 모았다.
슈퍼컵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헬 감독은 최근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인 케인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이때 투헬 감독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할 때 크게 웃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투헬 감독은 "아마 케인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나보다 기자들이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케인 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비밀이 아니지만 결정과 합의가 없는 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우리는 케인 영입에 대해 집중적으로 노력 중"이라며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아직 감독의 선수가 아니기에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혹시나 슈퍼컵 전에 케인 영입을 끝내지 못해 라이프치히전에서 케인을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 투헬 감독은 기존 선수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모든 선택지는 열려 있다. 현재 케인은 우리 선수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일은 현재 가지고 있는 선수들을 밀어주는 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시간이 있다. 내일 또 다른 훈련이 있다"라고 전했다.
슈퍼컵 우승을 두고 뮌헨과 라이프치히가 격돌하게 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뮌헨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뮌헨은 최근 3년 연속 슈퍼컵 우승에 성공하면서 독일 최강의 팀임을 증명했다.
지난해에도 라이프치히와 슈퍼컵에서 만나 5-3으로 격파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라이프치히는 뮌헨 상대로 지금까지 17번 만나 2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기에 뮌헨이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뮌헨이 올해에도 슈퍼컵 정상에 오르면 분데스리가 클럽 중 최초로 '슈퍼컵 4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팀이 된다. 뮌헨이 슈퍼컵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동시에 국내 축구 팬들은 김민재가 이날 뮌헨 공식 데뷔전을 가져 입단 후 첫 트로피를 추가하게 될지 여부를 주목했다.
만약 케인이 슈퍼컵 전까지 이적을 완료한다면 김민재와 함께 뮌헨 공식 데뷔전을 가질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안에 모든 이적 절차를 끝내면서 슈퍼컵에서 뮌헨 유니폼을 입고 뛰는 케인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뮌헨, 분데스리가 홈페이지, DPA,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