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수술 후 몸 상태가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입증했다. 비록 438일 만에 빅리그 무대 승리가 불발됐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하기 충분한 쾌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경기 시작과 함께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말 클리블랜드 선두타자 스티븐 콴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안드레스 히메네즈를 유격수 땅볼, 호세 라미레즈까지 투수 앞 땅볼로 솎아내 공 12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2회말에도 클리블랜드 타선을 쉽게 잠재웠다. 오스카 곤잘레스를 우익수 직선타, 콜 칼훈을 좌익수 뜬공,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세를 올렸다. 아리아스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빅리그 통산 9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류현진 특유의 칼날 제구와 게임 운영 능력은 3회말에도 빛났다. 선두타자 브라얀 로치오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일스 스트로를 우익수 직선타, 보 네일러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1~3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류현진은 이후 4회말 1사 후 안드레스 히메네즈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 이날 경기 첫 출루를 허용했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직구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지만 주심은 볼로 판단했다. 류현진이 풀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에 히메네즈의 배트가 나오지 않으면서 볼넷으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다소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에도 흔들림 없이 투구를 이어갔다. 호세 라미레즈를 우익수 직선타로 잡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하지만 계속된 2사 1루에서 오스카 곤잘레스가 류현진의 초구를 받아친 가운데 강한 타구가 류현진의 오른쪽 무릎에 그대로 직격했다. 류현진은 일단 재빠르게 수비를 이어갔다. 포구 후 정확한 1루 송구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류현진은 1루 송구를 마친 뒤 곧바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을 비롯한 토론토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가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류현진의 상태를 살폈다.
류현진은 코칭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마운드를 내려간 뒤 5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다행히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교체됐다"고 전하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은 주무기인 써클 체인지업에 100km 초반대 슬로 커브로 클리블랜드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흔들어놨다. 쉽게 게임을 풀어가면서 관록 넘치는 피칭을 보여줬다. 평규자책점도 7.20에서 4.00으로 크게 낮췄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km, 평균 구속은 143km를 찍었다. 4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지면서 투구수 관리도 효과적으로 이뤄졌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빅리그 통산 75승을 기록한 뒤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1년간 메이저리그를 떠나 있었다.
순조롭게 재활 과정을 마친 뒤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했던 메이저리그 복귀 등판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쓴맛을 봤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한층 개선된 투구 내용을 기록했다.
한편 토론토는 클리블랜드를 3-1로 제압했다.
사진=USA 투데이 스포츠/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