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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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축구 구사하는 그리스전, 가상의 스위스전

기사입력 2006.01.22 03:19 / 기사수정 2006.01.22 03:19

문인성 기자


오늘밤(21일) 밤 10시 40분(한국시간) 한국 대표팀이 사우디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스타디움에서 유2004(유럽선수권대회)를 우승한 유럽의 강호 그리스와 승부를 벌인다. 그리스는 월드컵 본선이 좌절된 상태이지만 체력이나 기술면에서는 유럽 최강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유로2004 무대를 누볐던 우승 주역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의 스위스전이다

유로2004 당시 그리스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대단했다. 결승에서 주최국이자 피구, 호나우두, 파울레타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반란을 일으켰다. 특히 중원 사령관 자고라키스(볼로냐)가 이끄는 그리스의 공격진은 힘과 스피드 그리고 조직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이 가공할만한 힘을 가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어야 하는 스위스와 비슷한 색깔을 띠는 그리스 대표팀은 특징있는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스피드와 조직력 두 가지 장점으로 상대방을 압박하고 밀어붙이는 빠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그리스전이 가상의 스위스전이라 생각하고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경험해야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고라키스, 파파도풀로스 경계대상 1호

유로2004 MVP이자 그리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리더인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볼로냐). 유럽의 이름없던 이 축구 선수는 유로2004를 계기로 이탈리아의 명문 볼로냐로 이적하는 등 일약 대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자고라키스가 보여주는 공격 조율 능력, 탁월한 패싱력과 스피드는 유럽 수준급의 스타 플레이어라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그리스의 지네딘 지단'이라 불리우는 자고라키스를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렸다.

2004 아테네 올림픽과 월드컵 예선에서 활약을 한 공격수 디미트 리오스 파파도풀로스(파나티나이코스)도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파파도풀로스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문전 앞에서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이며, 골결정력 또한 뛰어나다. 특히 바디 밸런스(신체적인 균형)가 뛰어나 드리블 할 때나 문전 앞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등지고 플레이 할 때 절대 흔들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기회가 오면 놓치는 법이 없는 파파도풀로스는 그리스를 이끌어갈 차세대 공격수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결국 공격의 핵인 파파도풀로스와 중원 사령관 자고라키스를 어떻게 묶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수비가 막강하다

그리스의 수비는 빈틈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로2004에서도 그다지 강하지 못했던 공격력을 메꿔 주었던 것이 바로 그리스의 강한 수비다. 그리스는 수비수들까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수비수들이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까지 하는 토탈사커를 구사하고 있다. 특히 제공권과 힘이 있어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미사일처럼 상대의 골문을 향해 헤딩을 날리곤 한다.

박주영, 이천수의 역할이 클 것으로 보여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란히 출전하는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이천수와 박주영의 역할이 이번 그리스전에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리스가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포백 수비라인을 뚫으려면 빠른 스피드와 정교한 드리블이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K리그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는 이천수와 박주영은 둘다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겸비한 선수들. 이들이 과연 측면을 어떻게 뚫어주느냐가 우리 대표팀의 공격 전술을 살릴 수 있느냐 못 살리느냐가 달렸다.

돌아온 김남일, 공격 루트 다양해진다

얼마 전 UAE와의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1-0으로 무릎을 꿇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단조로운 공격 루트였다. 지나치게 좌우 측면에만 의지해 결국 강하고 거칠게 나온 상대 수비에 공격 활로가 막혔다는 분석이다. 부상 이후에 오랜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오는 김남일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일은 K리그에서 보여줬듯이 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 공격에 가담해 날카로운 부채살 패스를 선보이는 등 중앙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스타일이다. 그동안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미드필더 부재로 고민을 앓고 있었던 대표팀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과연 김남일은 복귀전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 것인지 그리고 같은 포지션에서 마주할 자고라키스와의 대결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팀, 포백 실험하나?

UAE전 패배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백 실험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스전에는 쓰리백이 아닌 포백을 실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진철, 김진규 등이 수비벽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현재 J리거를 제외하면 수비수들이 대부분 국내파로 이루어져 있어(모두 참가) 이번 전지훈련 기간에 수비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려면 3-4-3 기본 포메이션 이외에 1-2개의 추가적인 포메이션을 더 완성해야 한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처럼 어떠한 팀과 붙어도 그 팀의 전술과 색깔에 맞춰서 각기 다른 포메이션을 경기 중에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그리스전은 우리 대표팀이 포백의 가능성이 있는지를 없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실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 갈 수 없다면! 중동에서라도 붙자!

대표팀 일정상 유럽에 가서 직접 유럽팀들과 붙어볼 수 없다면, 중동에서라도 붙어봐야 한다. 현 상황에서는 무척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사실상 유럽팀 두 팀(프랑스와 스위스)과 월드컵 본선에서 붙어야 하는 이상 유럽팀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이번 사우디 리야드에서 맞붙기로 되어 있는 그리스와 핀란드의 경기는 대표팀에게는 크나큰 보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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