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하루에 완봉승과 멀티홈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이나 될까.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더블헤더에 출전했다. 1차전에서는 선발투수 겸 2번타자로, 2차전에서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타자' 오타니는 첫 경기에선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으나 대신 '투수'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9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그가 빅리그 데뷔 후 완봉승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회부터 디트로이트 타선을 봉쇄한 오타니는 9회까지 안타를 단 1개만 내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고, 타선의 득점 지원에 탄력을 받으면서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오타니는 9회말 마지막 타자 라일리 그린을 범타로 처리하고 나서야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선발투수로 9이닝을 소화한 만큼 지칠 법도 하지만, 2차전에서도 라인업에 포함된 오타니는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디트로이트 선발 맷 매닝의 7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오타니는 홈런 1개에 만족하지 않았다. 팀이 6-2로 앞선 4회초 2사에서 매닝의 5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37호 홈런에 이어 38호 홈런까지 터졌다. 오타니의 개인 통산 16번째 멀티홈런. 두 번째 홈런의 경우 타구 속도가 무려 시속 116.9마일(188.1km), 비거리가 435피트(약 133m)로 측정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적장'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도 "그의 특별함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상대의 투구에 찬사를 보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오타니가 오늘 다른 장비를 착용한 것 같다"고 그의 활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이 매끄럽지 않았다. 오타니는 7회초 교체 마이크 스테파닉과 교체되면서 경기를 끝냈는데, 두 번째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도는 과정에서 왼쪽 허리를 붙잡은 장면이 포착됐다. 큰 부상은 아니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에인절스는 "근육 경련 때문에 교체했다"고 교체 사유를 전했다.
한편, 에인절스는 1차전 6-0 승리에 이어 2차전 11-4 승리로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쓸어담으면서 시즌 성적 54승49패(0.524)를 만들었다.
사진=AFP, USA투데이스포츠,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