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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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3위+김우민 5위+이호준 6위…한국 수영 이거 실화? 황금시대 열어젖히다

기사입력 2023.07.26 07: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에 '봄'이 찾아왔다. 가히 '황금세대'로 불릴 만큼 태극전사들이 일본 후쿠오카에서 힘차게 물살을 가르고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2의 한국 신기록과 함께 동메달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결승전 시작부터 끝까지 레이스를 주도했다. 첫 50m 구간을 공동 2위, 100m 구간을 3위, 150m 구간을 2위로 통과한 뒤 마지막 50m 구간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면서 메달권 진입에 성공했다.

우승을 차지한 영국의 매튜 리처즈(1분44초30)와는 0.12초, 톰 딘(1분44초32)과 0.10초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황선우가 매년 자신이 세운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껏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 내년 7월 파리 올림픽에서 박태환 뒤를 이어 올림픽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은메달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을 손에 넣으며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 대선배 박태환이 2007년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동메달, 2011년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지만 2009년 로마 대회에서는 전종목 예선 탈락으로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입상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 수영은 예전에도 몇 차례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천재적인 선수가 나타나 물살을 가르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태극기를 올린 적이 있었던 것이다.

1970~80년대엔 조오련과 최윤희가 있었다. 조오련은 1970년과 1974년 두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 2관왕을 두 번 연속 차지해 한국 수영도 아시아 호령할 수 있음을 알렸다. 이어 최윤희가 1982 뉴델리 아시안게임 3관왕, 1986 서울 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여자 수영의 신기원을 열어젖혔다.





이후엔 박태환이라는 전채가 등장했다. 2007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동메달에 이어 이듬 해 베이징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거머쥐어 한국 수영사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것이다. 한국 수영이 아시아에서 1등하면 잘 하는 수준을 벗어나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선 황선우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에 결승에 오르고 있고 3~4명이 한꺼번에 잘해야 하는 계영에서도 결승행은 물론 입상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황선우와 함께 이번 후쿠오카 대회 200m 결승에 출전한 이호준(22·대구시청)은 1분46초04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동반 결승 진출 쾌거에 이어 경쟁력 있는 레이스를 펼쳐 의미를 더했다.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는 총 7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결승에서 메달을 놓고 다툰 8명의 선수 중 2명이 한국 선수였다는 점에서 황선우, 이호준의 현재 기량과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21·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 진출한 것도 대단한 성과였다. 김우민은 결승에서 3분43초92로 개인 최고 기록과 함께 5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자신의 자유형 400m기록(3분45초59)을 예선(3분44초52)에서 1초 이상 단축한 뒤 결승에서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 3분43초대에 진입했다.

특히 그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 11명 중 1위를 기록하며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비록 예선탈락했으나 자유형 80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며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빨랐다.

김우민의 경우는 자유형 200m에서도 월드아쿠아틱스(전 국제수영연맹)의 이번 세계선수권 A기준기록을 통과했으나 한 국가에서도 종목마다 2명까지 참가할 수 있는 제한에 걸려 200m 티켓을 놓였다. A기준기록 한 명을 내기도 힘든 한국 수영 현실에서 만화 같은 일이 일어난 셈이다.





그 만큼 2020년대 한국 수영의 빛나는 전성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반가운 징조다. 누구 한 사람이 홀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세 사람의 동반 성장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여러 선수들의 동반 전성기를 앞세워 이제 28일 열리는 남자 계영 800m에서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이 보여줄 하모니도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한국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 이 종목에서 한국 수영 단체전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이은 한국신기록(7분06초93)까지 작성하고 6위에 올라 시선을 모았다. 같은 해 12월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에선 이탈리아에 불과 0.04초 뒤져 동메달을 따지 못하고 4위를 차지했다. 올 초 호주 전지훈련 등을 통해 이번에는 메달 획득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 선수의 메달이 아닌 여러 선수가 함께 일궈내는 메달을 보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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