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가나전 연상' 머리받기로 덴마크 무대 데뷔전 데뷔골 폭발→미트윌란 1-0 승리 견인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미트윌란은 'No.10' 조규성이 유럽 무대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미트윌란은 22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시즌 덴마크 수페르리가 개막전 흐비도브레전에서 후반 10분에 터진 조규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덴마크 프로리그는 8월에 시즌을 시작해 현재 프리시즌을 소화 중인 다른 서유럽 리그와 달리 겨울이 추운 관계로 한 달 정도 먼저 시즌을 시작했다. 대신 12월 3일에 전반기 일정을 마치고 2024년 2월 18일까지 겨울 휴식기를 갖는다.

약 8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미트윌란은 신입생 조규성이 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는 활약에 힘입어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조규성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미트윌란 데뷔전을 가졌다. 데뷔전에서 조규성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4-4-2 전형에서 덴마크 공격수 구스타프 이삭센과 함께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파트너 이삭센이 전반 40분에 페널티킥을 실축해 0-0 스코어가 계속 이어진 가운데 조규성의 장기인 헤더 능력이 빛을 발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조규성은 후반 10분 브라질 라이트백 파울리뉴의 왼발 크로스를 정확히 머리에 갖다 맞춰 흐비도브레 골망을 흔들었다. 헤더 슈팅 과정에서 넘어진 조규성이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간 걸 확인하자 곧바로 일어나 동료들에게 다가가 함께 기쁨을 나눴다.





국내 축구 팬들을 비롯해 조규성이 득점을 터트리는 장면을 본 많은 팬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떠올렸다. 지난해 11월 카타르에서 열렸던 월드컵은 조규성의 이름 석 자를 유럽에 알리게 만든 대회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멤버로 뽑혀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참가한 조규성은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전에서 헤더로만 2골을 뽑아냈다. 한국이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후반 12분과 15분 각각 이강인과 김진수의 어시스트를 머리에 맞춰 만회골과 동점골로 연결시켰다.

경기는 비롯 2-3으로 패했지만 조규성은 한국 축구 사상 첫 월드컵 한 경기 멀티골 주인공이 됐다. 이 경기를 통해 많은 유럽 클럽들이 조규성에 큰 관심을 보였고, 조규성이 이번 여름 유럽 진출에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시간이 흘러 미트윌란 데뷔전에서도 조규성은 가나전 때처럼 몸을 아끼지 않은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월드컵에서 터트린 득점포를 재현했다.

헤더 선제골 외에도 전반 24분 골문 왼쪽 구성을 노린 왼발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등 팬들 앞에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조규성은 후반 28분 교체되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가졌다.

조규성 선제골에 힘입어 시즌 개막전을 가장 먼저 치른 미트윌란은 승점 3점을 챙겨가 리그 선두로 등극하면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조규성이 가장 많은 박수를 받는 건 당연했다. 경기가 끝난 이후 미트윌란도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이날 최고 수훈 선수인 MOTM(Man of the Match)에 조규성이 선정됐음을 발표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2022시즌 K리그1에서 리그 17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은 2023 여름 이적시장이 시작된 이후 많은 유럽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심사숙고한 끝에 조규성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하면서 유럽에 첫발을 내밀었다. 미트윌란은 조규성 영입을 위해 전북에 이적료로 300만 유로(약 43억원)를 지불했다.

이로써 조규성은 미트윌란의 역대 이적료 지출 5위를 차지하면서 구단 이적료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미트윌란은 이적료 지출 역대 1위가 지난해 여름 500만 유로(약 71억원)에 영입한 오른쪽 위어 안데르스 드레이어였을 정도로 선수 한 명에 수백억씩 지출하는 여타 유럽 빅리그 클럽과 달리 재정이 풍족한 클럽이 아니다.

합류했을 때 조규성은 미트윌란 개막전이 얼마 남지 않아 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 16일엔 친선전에서 선발로 나와 60분을 소화하면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팀에 적응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조규성은 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려 시즌 1호골을 기록하면서 미트윌란이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면서까지 자신을 원한 이유를 증명했다.

한편, 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조규성은 이제 유럽 대항전 데뷔전을 노린다. 미트윌란의 다음 경기는 오는 28일 오전 1시45분 훔구장에서 룩셈부르크 클럽 FC프로그레스 니더컴과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1, 2차전을 치르는 2차 예선에서 승리한 팀은 3차 예선으로 진출한다. 3차 예선에 진출한 팀들은 조별리그 참가 티켓을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다시 1, 2차전을 치른다.

조규성이 곧바로 치르게 될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2차 예선 1차전에서도 데뷔전을 가져 연속골을 터트리며 유럽 대항전 데뷔골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미트윌란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