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박효주가 딸 육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면서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극으로 지난 1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극중 박효주는 완벽한 행복을 전시하며 모두에게 부러움을 사는 전업주부이자 인플루언서 오유진 역에 분했다. 엄마들 사이의 행복배틀에 불씨를 지폈지만, 어느 날 집에서 칼에 찔린 채 사망하면서 숨겨진 딸이 있다는 과거와 남편의 추악한 성매매로 불행했던 삶이 드러난 비운의 인물이다.
이날 박효주는 '행복배틀'에 대해 "안 해 본 캐릭터여서 더 욕심이 났다. 이런 이미지를 보여준 적이 없는데 감독님께서 오유진 캐릭터에 저를 생각하고 불러주셔서 신기하고 궁금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새로운 캐릭터의 메뉴판이 생긴 느낌이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나서 좋았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연기하는 친구들의 비슷한 결이 있는 것 같더라. 연기도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라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엘, 진서연 등 모두 '행복배틀'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박효주는 "다들 한두 작품씩 만났다고 하는데 저는 처음이었다. 이엘 씨는 저와 완전한 리얼 동갑이다. 워낙 연기를 잘하고 그녀 만의 매력이 있어서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만나게 돼 반가웠다. 이엘 씨가 미호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아싸' 소리를 질렀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진서연 씨는 같은 학교, 과 동문이다. 그런데 제가 학교를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나이는 같은데 후배다. 학교에서 몇 번 마주친 정도의 인연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어렵고 힘든 족보 풀기를 해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박효주는 2017년 생인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극중 오유진과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만큼 드라마의 주 소재인 교육열에 많이 공감하고 고민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어떤 분들은 '행복배틀'이 현실 같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아니라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딱 그 중간 지점인 것 같다. 저도 영어 학원을 보내고 있는데 이러다 '행복배틀' 엄마들처럼 되겠다 싶을 때가 있다. 아이가 갓난아기 때 확고했던 육아의 철학이 사회 환경에 따라 점점 확고해지지 않는 걸 발견한다. 그런데 모든 엄마들이 그렇지 않을까. 저 역시 요즘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르는 거구나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는 딸은 요즘 엄마의 직업이 배우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단다.
박효주는 "집에서 TV를 잘 안 트는데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니까 알고 있는 것 같다. 한 번은 식당을 갔는데 '낭만닥터 김사부3' 재방송이 나왔다. 보더니 '엄마 기분 안 좋은 일 있었어?'라고 묻더라. 역할 상 표정이 안 좋으니까 엄마가 촬영장에 가면 시리어스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신기했다. 반대로 시상식 갈 때 웃고 있는 걸 보여주면 예쁘다고 좋아한다. 그래도 요즘은 유튜브에 나오는 사람들이 많지 않나. 제가 TV에 나오는 걸 그렇게 스페셜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딸이 배우의 길을 걷는 건 말리고 싶다는 박효주는 "싫어서가 아니라 안 가본 길이 아름답다고 제가 모르는 다른 길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몸을 쓰지 않는 예술을 했으면 좋겠는데 다 저의 바람일 뿐인 것 같다. 확실한 건 저는 오유진 같은 엄마는 아닌 것 같다. 제가 엄마지만 딸이 저를 가르치고 아이 덕분에 배우는 것들이 많다. 딸에게 좋은 인생의 선배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효주는 '행복배틀'에 대해 "역할 때문인지, 저에게 있는 욕망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스스로에게 생채기가 많이 났던 작품이었다. 또다시 '연기가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는데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도움이 됐다고 느낄 것 같다. 지금이어서 다행이지 않나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 = 와이원엔터테인먼트, ENA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