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나쁜 역할임에도 관심 갖고 봐주시고 욕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제는 진한 멜로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ENA '행복배틀'에서 잘생긴 외모와 매력적인 말솜씨로 숨 쉬듯 플러팅을 날리며 시청자들의 미움을 산 이 남자. 배우 김영훈이다.
불륜남 이태호 역을 맡아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하며 핵심 인물로 활약한 김영훈은 특유의 나긋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
엑스포츠뉴스와의 종영 인터뷰에서 김영훈은 반려견 '몰빵이'와 함께 참여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성별은 여자 아이라며 이름을 '몰빵이'로 지은 것에 미안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해 웃음을 안겼다. '사랑을 몰빵한다', '올인한다'라는 뜻이라고.
인터뷰 내내 의젓하게 임한 '몰빵이'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인터뷰를 이어갔다.
김영훈은 2001년 영화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로 데뷔한 이후 다수의 작품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올 상반기 '종이달'에서 태민 역으로 분해 남다른 긴장감을 선사했고, 차기작으로는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를 확정 지었다. 권율, 김지은과 호흡을 맞추며 열일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데뷔 22년차인 김영훈은 '행복배틀'의 인기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행복배틀'은 0.7%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어 맘 카페, 커뮤니티 등의 입소문을 등에 업고 2%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더니 최고 시청률은 무려 4.1%(수도권 기준)를 돌파하며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티빙 인기 프로그램 1위 자리를 꾸준히 수성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주위에서도 재밌게 보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뿌듯해요. 배우가 역할을 맡으면서 욕을 먹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겠지만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 관심 갖고 욕해 주셔서 감사해요."
'행복배틀'은 주영하 원작의 소설과는 다른 전개를 보이며 흥미를 더했다. 김영훈은 원작을 알고 있었으나 감정 몰입을 위해 읽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작가님을 뵙고 미팅을 하면서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내용은 같지 않기 때문에 원작을 읽지 않는게 낫겠다고 판단했어요. 책을 주문했는데 보지 말라고 해서 촬영이 다 끝나고 읽었죠"라며 웃음 지었다.
이엘,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 등 여자 배우들이 주체적으로 극을 이끄는 작품 '행복배틀'.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나이도 있고 센 캐릭터들이 모여서 현장이 보통 아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였어요. 육체적으로 힘든 것 빼고는 배우들끼리 자리도 만들고, 평상시에도 자주 만나고. 촬영 분위기가 되게 좋았어요."
자신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 헬퍼 교사 조아라(김희재)와 불륜 관계인 것에 더해 임신까지 저지르는 불륜남 역할. 김영훈은 극 중 직업이 변호사였기에 외적으로도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말투 또한 세게, 오버스럽지만 과장되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아내인 김나영(차예련)에게 버림받고 이혼을 하게 되는 결말을 맞은 것에 대해서는 만족한다고 전했다.
"욕을 먹는 역할이었다가 마지막에는 용서를 받는 결말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만족해요. 만약 이태호라는 인물이 용서를 받고 다시 같이 산다고 했으면 여자 입장에서 너무 싫을 것 같아서. 이렇게 결론이 나서 속시원해요"
김영훈은 지난 2016년 드라마 '그래, 그런거야'에서도 불륜을 저지르고 혼외자가 있는 나현우 역을 맡은 바 있다. 또 지난해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에서는 유부남이지만 많은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는 최성재 역을 맡았다. 김영훈은 이에 대해 "이제는 지독한 사랑, 진한 멜로를 연기해보고 싶네요"라고 웃으며 간절함을 드러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박지영 기자, ENA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