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지수 기자) "나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원정 유니폼을 챙겼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는 지난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무4사구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타선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아쉽게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투구 내용만 살펴본다면 베스트였다.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무4사구 경기를 펼치면서 한층 안정된 제구력을 뽐냈다.
지난달 24일 잠실 LG 트윈스전 2⅓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 부진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일주일 만에 반등에 성공한 모양새다.
적장 이승엽 두산 감독도 이튿날 "우리 타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즈의 공이 정말 치기 어려웠다고 했다. 좌타자 기준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는 까다로운 공들이 많았다"며 반즈의 위력투를 인정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역시 반즈를 향한 칭찬을 쏟아냈다. 비록 팀이 1-2로 패하면서 3연승을 마감했지만 전반기 막판 반즈가 최상의 폼을 되찾은 부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크다.
서튼 감독은 "홈 플레이트 양쪽 모두 컨트롤이 잘 됐고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구사됐다"며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간 부분도 굉장히 주효했다"고 치켜세웠다.
반즈의 유니폼 해프닝에 대해서도 뒷얘기를 전했다. 반즈는 전날 등번호 28번과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이 아닌 팀 동료 이인복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 구단은 "반즈가 울산 경기를 홈이 아닌 원정으로 착각해 원정 유니폼을 잘못 챙겨왔다"며 "두산과 심판진에 양해를 구하고 이인복의 유니폼을 입고 게임을 치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튼 감독 역시 "나도 부산에서 울산으로 이동하기 전 짐을 쌀 때 버스를 타고 가기 때문에 당연히 원정 유니폼을 챙겼다"며 "그러다 갑자기 '아 울산은 우리 홈이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홈 유니폼으로 바꿔서 가져왔다"고 웃었다.
또 "반즈가 전날 잘 던졌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인복의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한편 롯데는 이날 고승민(1루수)-윤동희(우익수)-안치홍(2루수)-잭 렉스(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박승욱(유격수)-한동희(3루수)-황성빈(중견수)-손성빈(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선발투수로 내세워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노린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