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지독한 '마법사 포비아'에 시달리면서 5할 승률 붕괴 위기에 몰렸다. KT 위즈만 만나면 투타 모두 힘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11차전에서 2-8로 완패했다. 전날 2-5 역전패에 이어 이틀 연속 KT에 승리를 헌납하며 주중 3연전 루징 시리즈가 확정됐다.
롯데는 선발투수로 출격한 에이스 나균안이 5이닝 10피안타 2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게임 초반 흐름을 KT 쪽으로 넘겨줬다.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진 것도 아니었다. 7회까지 KT 선발투수 고영표에 4안타로 묶이면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고영표를 상대로 얻어낸 유일한 득점도 2회초 KT의 수비 실책 2개가 없었다면 무득점으로 봉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롯데는 이날 경기까지 KT 상대 올 시즌 3승 8패의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선두 SSG 랜더스(2승 5패)와 2위 LG 트윈스(3승 3패), 9위 삼성 라이온즈(2승 4패)를 제외하고 다른 7개 구단에는 모두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는 가운데 KT를 상대로만 승패 마진 -5를 손해 봤다.
지난 6~8일 안방 사직에서 KT에 스윕을 허용한 뒤 장소를 수원으로 옮겨 2주 만에 치른 리턴 매치에서도 KT에 압도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가 6월 5승 13패로 월간 승률 꼴찌를 기록 중인 가운데 13패 중 3분의 1이 넘는 5패를 KT에 당했다. 반면 KT는 6월 현재까지 12승(5패) 중 5승을 롯데로 따내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가 만약 23일 게임까지 진다면 KT에 2회 연속 스윕을 당하는 굴욕을 당하게 된다. 가뜩이나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KT를 만나 위기가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KT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방망이다. 롯데의 올 시즌 팀 타율은 0.257로 5위지만 KT전에서는 0.223으로 뚝 떨어진다. 9개 구단 중 KT 투수들의 공을 제일 못 치는 게 롯데 타선이다. 롯데 투수들은 KT를 상대로 팀 평균자책점 3.98로 비교적 선전한 것과 대비된다.
22일 KT 선발투수로 예고된 좌완 웨스 벤자민이 롯데에 강했던 것도 부담이다. 벤자민은 롯데전 통산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 중이다.
전준우가 5타수 2안타, 유강남이 3타수 2안타로 비교적 벤자민에 강했지만 한동희 6타수 무안타, 안치홍 6타수 1안타 등 주축 타자들 대부분이 벤자민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정팀 상대 열세가 더욱 악화되는 건 시즌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에 1승 15패로 처참히 무너졌던 2015 시즌 5위에 4.5경기 차로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됐던 걸 떠올려 보면 KT 공포증을 하루빨리 떨쳐 내야만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