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정현 기자) 손흥민이 없는 대표팀의 공격엔 이강인이 있었다.
마요르카의 에이스가 이제는 클린스만호의 에이스가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6월 A매치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클린스만호의 첫 승은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를 비롯해 이기제, 정승현, 박지수, 안현볌이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황인범, 원두재, 이재성, 이강인이 호흡을 맞췄고, 공격진에는 황희찬, 오현규가 선발 출격했다.
그간 원톱 체제로 공격진을 꾸렸던 대표팀은 이번엔 황희찬과 오현규, 투 스트라이커 체제로 공격진 실험에 나섰다.
투톱 실험은 아쉽게 실패했지만, 왼발을 사용하는 이강인을 오른쪽에 두는 선택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이강인은 이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먼저 선발 출장했다. 기존에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것과는 달리 오른쪽에 서서 직접 왼발로 공격을 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였다.
이강인의 장점인 패스와 탈압박은 여전히 오른쪽에서도 빛났다.
전반 6분 이강인은 상대 수비 세 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탈압박을 시도했고 상대는 파울로 끊어야 했다.
27분엔 이강인이 중앙에서 침투하는 오현규를 향해 논스톱으로 왼발 패스를 했다. 오현규의 박스 안 마무리가 조금 아쉬웠지만, 이강인의 키패스가 빛난 장면이었다.
33분엔 직접 골문을 겨냥했다. 박스 앞에서 황희찬이 볼을 지켜내며 우측에 있는 이강인에게 연결했다. 이강인은 수비 두 명을 앞에 두고 왼발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고 상대 페드로 갈레세 골키퍼가 간신히 위로 쳐냈다.
37분부터는 이강인이 이재성과 자리를 바꿔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기도 했고 42분엔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하며 수시로 자리를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45분엔 동료의 행운의 헤더로 우측면에서 볼을 소유했고 이강인스러운 탈압박이 성공하며 공격 기회를 노렸다. 상대 수비에 밀려 넘어졌지만,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추가시간 46분엔 황인범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박스 앞에서 파울을 얻어 프리킥을 만들었다.
후반에도 이강인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10분 우측면에서 압박 이후 볼을 뺏은 이강인은 다시 볼을 받고 황인범에게 연결해 주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이재성의 슈팅이 오현규에게 맞으며 오프사이드가 되고 말았다.
이강인의 위협적인 크로스는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의 머리를 향했지만, 그의 헤더가 골포스트를 살짝 빛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44분에도 날카로운 코너킥을 연결해 조규성의 머리로 이어졌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이 없는 상황에서 이강인이 대표팀의 공격을 직접 풀어주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했고 결정력만 살아났다면 충분히 동점 내지 역전을 만들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골든볼을 받았던 이강인의 모습을 A대표팀에서 확이할 수 있어 내년 1월에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주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사진=부산, 김한준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