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12 08:05 / 기사수정 2011.06.12 08:40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리듬체조의 두 거장'이 손연재(17, 세종고)가 출연한 갈라쇼에서 조우했다. '리듬체조의 여왕'예브게니아 카나예바(21, 러시아)와 '표현력의 여제' 안나 베소노바(27,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1' 1회 공연에 출연했다.
손연재는 1부 공연에서 올 시즌 자신의 후프 작품을 연기했다. 지난 5월 중순에 열린 프랑스 코르베유 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세운 작품이었다. 또한, 2부 무대에서는 짙은 스모키 분장과 검은 색 의상을 입고 등장해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공식 대회 작품과 갈라 프로그램을 하나씩 연기한 손연재는 국가대표 선배인 이경화(23)와 김윤희(20, 세종대)와 함께 하는 'K3' 무대를 선사했다. 오프닝과 엔딩을 제외하면 손연재는 총 3번에 걸쳐 무대에 등장했다.
이번 공연은 손연재가 전면에 나선 무대였다. 하지만 손연재는 아직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인 선수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리듬체조의 진수를 선사한 진정한 히로인은 카나예바와 베소노바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인 카나예바는 '챔피언'임에 걸맞게 단독 무대를 3번이나 가졌다. 1부에서는 올 시즌 곤봉 루틴과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또한, 리본 루틴도 소화해내며 세계 최고 수준의 난도(리듬체조의 기술)를 구사했다.
공식 대회와 비교해 갈라쇼는 어두운 조명 속에서 펼쳐진다. 수구를 공중에 던지고 받아야 하는 리듬체조의 특징을 생각할 때.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거장'인 카나예바와 베소노바는 몇 가지 작은 실수를 했지만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처리했다.
카나예바는 18세의 나이에 올림픽챔피언(2008년 베이징)에 등극했다. 초창기의 카나예바는 완벽한 난도에 비해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뛰어난 예술성까지 갖추면서 '리듬체조의 토털패키지'로 거듭났다.
1부 공연에서 펼친 갈라 루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깃대가 없는 리본을 들고 나와 호소력 짙은 연기를 펼쳤고 그 만이 할 수 있는 고난도 피봇을 구사했다.
지난 2010년에 은퇴를 선언한 베소노바도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베소노바는 카나예바에 밀려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 챔피언의 자리를 놓쳤다. 하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표현력으로 가장 큰 인기를 누렸다.
베소노바는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췄다. 넓은 어깨에 긴 팔과 다리를 갖춘 그는 똑같은 동작도 훨씬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비록, 카나예바처럼 고난도의 기술을 구사하지 못했지만 격조있는 무대 장악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현재는 '절대 강국'인 러시아가 독주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와 아제르바이잔이 도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알리나 막시멘코(20)와 빅토리아 마주르(17, 우크라이나) 등이 베소노바의 뒤를 이어 세계 정상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진가는 단체 공연에서 드러났다. 특히, 우크라이나 단체 팀은 화려한 표현력으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손연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함께 모여서 연기를 펼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가 생겨 매우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전자 입장인 손연재는 이번 갈라쇼를 통해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카나예바와 베소노바는 베이징올림픽을 비롯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시리즈, 그리고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경쟁 무대에서 최종 승자는 대부분 카나예바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라이벌은 리허설 도중에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두 거장은 국내에서 열린 갈라 무대에서 다시 한번 조우했다.
그리고 '진국 연기'를 펼치면서 리듬체조의 참맛을 선사했다.
[사진 = 예브게니아 카나에바, 안나 베소노바, 팀 우크라이나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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