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이영준(김천)의 존재감에 에콰도르 수비진이 쩔쩔맸다.
향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또 다른 재능이 등장했음을 세계 무대에서 알렸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축구 대표팀이 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트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하고 8강에 진출했다.
직전 대회 4강 맞대결을 펼친 에콰도르를 상대로 이번 대회 단일 경기 첫 3골을 터뜨린 김은중호는 두 대회 연속 8강에 진출했다.
에콰도르 공세에 한국은 수비 라인을 내려서 역습을 노렸다. 역습의 첨병 역할을 한 김용학(포르티모넨세), 배준호(대전)가 있었지만, 전방에서 많은 역할을 한 건 단연 이영준이었다.
193cm의 큰 키를 활용해 이영준은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볼을 소유한 뒤 정확한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첫 골을 만든 이영준은 개인 능력을 십분 발휘해 결과물을 만들었다. 배준호의 크로스를 가슴으로 침착하게 받은 뒤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002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전 결승포 주인공 박지성을 연상케 했다.
이영준은 후반에도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후반 37분 오른쪽 측면 깊숙한 지역에서 수비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그는 침착하게 상대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낸 뒤 돌파하고 뒤에 전달하는 '컷백 패스'까지 했다.
다재다능함을 과시한 이영준은 풀타임 활약하며 팀 승리를 지켜내는 데 일조했다.
프랑스전 득점으로 이미 이름을 알렸던 이영준은 에콰도르전 맹활약으로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축구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2003년생의 이영준은 수원FC에서 2021년 구단 최초 준프로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았다. 그 해 3월 인천과의 K리그1 5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 만 17세 9월 22일의 나이로 데뷔전을 치렀다. K리그1 출범 이래 최연소 출전 기록이다.
이영준의 행보는 또 독특했다. 만 19세가 된 2023년 그는 성인이 되자마자 김천 상무에 합격해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다. 같은 선택을 한 현 셀틱 공격수 오현규의 행보와 비슷하다.
이영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오현규와 함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재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제 그의 발끝은 다가오는 5일 열리는 8강전 상대 나이지리아에 맞춰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천상무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