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구승민은 이제 구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팀 최초의 3년 연속 20홀드를 따낸 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시즌 11번째 홀드이자 개인 통산 97홀드를 기록,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은 홀드를 거둔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롯데 선수의 통산 홀드 최다 기록은 매일 같이 한솥밥을 먹고 땀을 흘리고 있는 강영식 1군 불펜코치가 보유 중이었다. 강 코치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 불펜의 핵심 좌완으로 활약했었다.
구승민은 27일 "강 코치님께서는 내가 부담을 가질까 봐 홀드 기록에 대해서는 일절 말씀을 안 하셨다"며 "내가 먼저 코치님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항상 옆에서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분인데 코치님께서도 굉장히 뿌듯해하시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또 "아무것도 모르고 (셋업맨으로) 던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기록은 나 혼자 세운 게 아니다. 홀드는 팀원들이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하고 감독님, 코치님이 나를 믿고 써주셔야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도와줬다는 걸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산 100홀드도 임박했지만 구승민은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숫자를 의식하면 외려 두담을 느끼고 피칭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과서적인 답변일 수도 있지만 구승민이 가장 신경 쓰는 건 롯데의 승리뿐이다. 롯데가 개막 후 26승 15패로 단독 3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구승민도 팀의 상승세 속에 큰 에너지를 얻고 있다.
SSG 노경은(12홀드)에 이어 리그 홀드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타이틀 경쟁이나 자신의 홀드 개수는 머릿속에서 지우고 등판을 준비한다.
팀 마무리 김원중과 함께 가장 많은 22경기에 등판하면서 피로가 누적됐을 법도 하지만 구승민은 더 힘을 내는 중이다. 자신이 마운드에 오를 때 롯데의 승리로 이어지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구승민 개인도 탄력을 받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두텁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구승민은 팀의 주축 선수고 롯데 역사에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 셋업맨으로서 정말 꾸준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몸 상태가 100%가 아니더라도 항상 팀을 위해 헌신한다"고 치켜세웠다.
구승민은 "배영수 코치님, 강영식 코치님이 관리를 잘해주시기 때문에 던질 때는 괜찮다. 팀이 계속 타이트한 게임이 많아져서 불펜투수로서 당연히 많이 나갈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내가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코치님들께서 배려를 해주신다. 체력적으로도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챙겨줘서 힘들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 시즌은 뿌듯할 때가 많다. 내가 (홀드 상황에서) 잘 막고 팀이 계속 이기고 성적이 좋으니까 더 잘 던지고 싶고 힘이 난다"며 "나만 잘하면 롯데가 계속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현재 퍼포먼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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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