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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실패 아냐?'→ERA 1점대 필승조 자리매김…LG가 기다렸던 '함덕주의 반등'

기사입력 2023.05.22 11:4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 2년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LG 트윈스 입장에서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은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단숨에 평가가 바뀌고 있다. 이적 이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좌완투수 함덕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함덕주는 올 시즌 22경기 21⅓이닝 2승 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주축 불펜 투수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최근엔 필승조 역할까지 맡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0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2이닝을 출루 및 실점 허용 없이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2013년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함덕주는 2년차였던 2014년부터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필승조의 한 축을 맡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7년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137⅓이닝을 소화했다.



2018년 이후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위력이 조금씩 떨어졌다. 2019년 0.202에 그쳤던 피안타율이 이듬해 0.255까지 상승하는 등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함덕주에 큰 변화가 찾아온 건 2021년 3월이었다. 두산과 LG가 2: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가 두산으로,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이 LG로 향했다. 양 팀이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트레이드였다. 특히 두산은 주전 1루수 오재일이 FA(자유계약)로 삼성 라이온즈에 이적한 뒤 1루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경험이 많은 양석환을 품으며 급한 불을 껐다.

LG는 좌완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덕주가 팀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러나 이적 첫해 16경기 21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29, 지난해 13경기 12⅔이닝 평균자책점 2.13으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긴 시간 동안 부상에 시달린 게 문제였다. 2021년에는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통풍이 재발한 게 함덕주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2년 내내 풀타임으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그 사이 양석환은 두산에서 주전 1루수로 자리를 잡아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그랬던 함덕주가 올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월 한 달간 15경기 13이닝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올렸고, 이달 들어서는 7경기 1승 1홀드 3세이브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피안타율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각각 0.037, 0.12에 불과하다.

LG는 진해수, 최성훈 정도를 제외하면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좌완 불펜 자원이 마땅치 않은 팀이었다. 그런 가운데서 함덕주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부담을 한결 덜었다.

지난해까지 필승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던 정우영, 이정용, 고우석이 부진하고 있으나 함덕주가 유영찬, 박명근과 함께 새로운 필승조룰 구축했다. 2년 전 트레이드도 다시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선수 입장에서도 동기부여가 확실한 시즌이다. 함덕주는 지난해 등록 일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FA 자격 취득을 미뤘고, 올핸 시즌 이후 시장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더구나 'C등급'이라 영입하는 팀이 떠안는 부담도 적다. 마운드 보강을 원하는 여러 팀들이 함덕주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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