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권동환 기자) 울산 현대 윙어 바코(30)가 시즌 초반 부진을 탈출하고 마침내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울산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바코의 활약에 힘입어 3-2 진땀승을 거뒀다.
K리그1 1위와 2위 간의 맞대결로 큰 주목을 받았던 울산-서울전에서 바코는 멀티골을 터트리며 울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전반 14분 마틴 아담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울산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김신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서울에게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던 상황에서 바코가 동점골을 내준 지 3분 만에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되찾아 왔다.
후반 3분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이규성의 낮은 크로스는 정확히 바코 발밑으로 향했다. 바코는 크로스를 살짝 띄운 뒤 곧바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연결시키면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바코는 한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2분 설영우의 크로스가 서울 수비진에 막혔지만 공이 바코 앞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한 바코는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바코의 슈팅은 골대 상단을 때리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37분엔 상대 골키퍼 백종범 선방에 막혀서 흘러나온 주민규 슈팅을 잡았다. 바코는 해트트릭에 도전했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백종범이 안전하게 잡아냈다.
이날 바코의 멀티골을 포함해 3골을 폭발시킨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박수일에게 중거리 원더골을 허용하면서 3-2 진땀승을 거뒀다.
승점 사냥에 성공한 리그 선두 울산은 승점 34(11승1무1패)가 되면서 2위 서울(7승2무4패·승점 23)과의 승점 차를 무려 11점 차로 벌리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바코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서울이 좋은 팀이기에 좋은 경기였다"라며 "후반전에 우리가 더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하기에 승점 3점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해트트릭을 놓친 점에 대해선 "두 번째 골 장면 때처럼 한 번 더 컨트롤을 한 다음 슈팅을 해야 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코는 이날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자타공인 '서울 킬러'로 거듭났다. 바코는 2021년 K리그에 입성한 이후 서울과의 8경기에서 무려 7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서울전에 유독 강한 점에 대해 바코는 "(강한)이유는 모르겠다.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준비했는데 오늘 경기는 1위와 2위 간의 싸움이라 특별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팀이 승리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리그 9골을 터트리며 울산 공격의 중심이 됐던 바코는 2023시즌이 개막한 이후 좀처럼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바코는 개막 후 리그 7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무득점 기간이 길어졌지만 최근 부활에 성공하면서 서울전 멀티골을 포함해 최근 6경기 동안 5골을 터트렸다.
바코는 "시즌 초반에 슬로 스타터로 시작한 건 실망스러웠다. 내 커리어에서도 이렇게 느렸던 건 처음"이라며 "공격포인트뿐만 아니라 내 경기력에 대한 실망이 컸던 시기였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도 중요한 건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 믿음이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울산문구경기장,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