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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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 감독 경질을 바라보며..

기사입력 2005.08.24 00:16 / 기사수정 2005.08.24 00:16

손병하 기자
결국 이렇게 끝나고 말았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22일 대외협력국에 사퇴의사를 통보한 요하네스 조 본프레레(59.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본프레레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지 정확히 1년 2개월 5일 만에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되었다.

최근 대표팀의 성적 부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본프레레 감독이 기술위원회의 최종 인사에서 신임을 받지 못한 이유는 '감독으로서의 역량'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감독 교체만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해결책이 아니고, 감독 이외에 우리 축구협회의 행정기능상 오류와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만들어나가는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감독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기본적인 부분에서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은 결정 이었다고 믿고 싶다.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로 한국 축구는 더욱 더 힘들고 어려운 과제들을 수행 하여야 한다. 우선 공석이 되어버린 감독자리를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1년을 넘게 대표팀을 이끌었던 코칭스태프의 전면적인 개편도 함께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수장이 바뀌는 만큼 적지 않은 혼란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모두의 노력으로 그러한 혼란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감독 선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엘류와 본프레레 전 감독들의 경우 같은 실수를 두 번 되풀이 하지 만아야 한다. 무턱대고 이름이나 평판만을 듣고 선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번만큼은 주먹구구식의 행정이 아닌 제대로 된 분석과 고찰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해, 독일 월드컵뿐 아니라 앞으로의 한국 축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축구협회와 대표급 선수들도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한다. 결과적으로 최근 한국 축구의 총체적인 부진에 대한 총대를 본프레레 감독이 매긴 했지만, 선수와 협회에게도 팬들의 매서운 눈초리가 계속 주시되고 있다. 또다시 한국 축구가 안일한 행정과 정신상태로 인해 이런 위기에 빠진다면 그때는 감독 교체 같은 응급처치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협회는 지금부터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감독 선임부터 내년 독일 월드컵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빨리 설립하고, 팬과 선수들에게 가중 될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선수들도 한국 축구의 위기를 스스로 이겨낸다는 각오로 전과 다른 경기력을 펼쳐 팬들의 눈길을 다시 잡아끌어야 한다.

또한, 우리 축구팬들에게도 과제가 내려졌다.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설에 찬성을 했든 반대를 했든, 어차피 내려진 결과를 존중하고 협회와 선수들이 내년 월드컵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본프레레 감독의 경질설에 대한 시시비비가 길어지면 길어지는 만큼 우리 축구계에는 더 큰 혼란만이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감독 경질이였지만 이렇게 결과가 내려진 이상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판단과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고, 축구협회와 선수들은 물론 축구팬들까지 한 마음이 되어 다가올 '독일 월드컵'과 한국 축구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여야 한다. 한국 축구의 위기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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