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마우리치오 사리 라치오 감독이 라치오의 패배를 바리고 나폴리 우승 확정을 기대하는 분위기에 불만을 표했다.
라치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오에서 열리는 2022/23 시즌 세리에A 32라운드 인터 밀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라치오와 인터 밀란의 경기는 두 강팀의 맞대결이라는 이유 외에도 나폴리의 33년 만에 우승 확정에 큰 영향을 미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위 라치오(승점 61)는 현재 1위 나폴리(승점 78)와 승점 17점 차인데, 라치오가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하고 나폴리가 살레르니타나전에서 승리한다면 승점 차가 최대 20점까지 벌어지며 나폴리의 우승이 확정된다.
나폴리는 해당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할 가능성 때문에 당초 29일에 예정되었던 경기를 연기 신청하여 30일에 치르게 됐다.
이미 구단과 도시 전체가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우승을 확정 지은 것처럼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나폴리 우승 확정에 열쇠를 쥔 사리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30일 사리 감독의 인터밀란전 사전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리 감독은 "우리는 우리의 경기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한다. 저들이 펼친 파티는 우리가 패배하기를 바라며 차린 잔칫상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며 인터밀란을 잡아 예상을 뒤집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나폴리는 어쨌든 스쿠데토를 들어 올려 파티를 할 것이다. 다만 가능한 한 늦게 확정 짓기를 바란다"라며 나폴리가 우승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반응이 달갑지 않기에 최대한 늦게 확정되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사리 감독은 낮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12시 30분에 어떻게 경기를 하라는 건가? 나쁜 경기를 하기 위한 모든 조건이 다 있다"라며 낮 경기 배정에 강하게 비판했다.
사리 감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나폴리를 이끌어 지금의 나폴리 전성기를 다진 명장이다. 준우승 2번, 3위 한 번을 일궈내며 나폴리 팬들에게 사랑받고 잉글랜드 첼시로 이동했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나폴리 우승의 희생양이 되자 친정팀에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사리 감독의 부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나폴리의 축제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폴리 시민들은 이미 지난 유벤투스 원정 승리에도 나폴리 선수단 버스를 둘러싸고 축제 분위를 연출했고, 엄청난 수의 오토바이가 선수단 버스를 따라가며 승리를 축하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33년 만에 우승을 앞둔 나폴리가 홈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사리 감독이 인터밀란을 잡으며 이를 한 경기라도 늦출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