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앙대병원, 김예나 기자) 가수 故현미가 '가요계 큰 별'이자 '어머니'로서 마지막 가는 길까지 묵직한 존재감을 전하며 많은 이들의 그리움을 자아냈다.
현미의 영결 및 발인식이 11일 오전 서울 중앙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고인이 생전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교인들 30여 명과 유가족들이 자리한 가운데, 추모 예배가 먼저 진행됐다. 엄숙한 분위기 속 故 현미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지인들의 눈물 섞인 이야기들이 이어지면서 먹먹한 마음이 더해졌다.
추모 예배가 끝난 이후 코미디언 이용식의 사회로 거행된 대한가수협회 주관 영결식이 치러졌다. 대한가수협회장 이자연은 "'떠날 때는 말없이'처럼 한 마디 말씀도 없이 떠나셨다. 선배님의 호탕한 그 웃음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조사를 이어나갔다.
이자연은 "언제나 선배님이 계시는 자리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어났다. 선배님의 무대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뜨거운 열정이 넘쳤다. 세월이 흘러도 현역이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셨다. 선배님 늘 100세까지 노래하고 싶다고, 70주년 기념 콘서트도 하고 싶다고, 선배님의 파란만장한 삶의 영화도 출연하면서 만들고 싶다고 하시지 않았냐. 그 멋진 계획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눈물을 보였다.
추도사를 맡은 가수 박상민, 알리에게도 현미는 독보적인 존재감의 선배라고 했다. 박상민은 "항상 크고 넓은 마음으로 후배들을 보듬어주셨다. 유명 가수를 떠나 한 인간으로 참 따뜻하고 멋진 분"이라 추억하면서도 "항상 유쾌하고 씩씩하셨지만 그 이면에는 그 시절 어머니들의 아픔과 고단함, 외로움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디 이곳에서 좋은 추억들만 다 가지고 가셔서 그곳에서 편안하게 영면에 드시길 바란다"라고 기도했다.
알리 역시 "선배님의 가요계 업적을 후배들이 본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배님의 업적은 대단했다. 돌아가시기 전날에도 공연을 하셨다기에 놀라웠다. 깊이 있는 목소리, 온몸을 뒤덮는 울림. 저 역시 가수로서 선배님의 열정을 닮고 싶다. 후배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선배님의 빈자리를 조금이나 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알리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떠날 때는 말없이'를 한 소절 부르며 울컥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나아가 조가인 '떠날 때는 말없이'를 모두가 함께 부르며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져 큰 슬픔이 밀려들었다.
이들의 슬픔에 찬 목소리는 유가족 분향 및 헌화 과정에서 더욱 커졌다. 앞서 교인들과 영결식 후 유가족 대표로 나서 "(어머님이) 바라시는 게 있다면 저희가 잘 사는 것"이라며 "곁을 못 지킨 불효를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 어머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던 아들은 목놓아 울며 고인을 향한 그리움을 표출했다.
슬픔 속에서 거행된 발인이 이어지는 내내 비가 쏟아졌다. 유가족 및 동료, 선후배들은 눈물 섞인 외침 속에서 故현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한편 현미는 지난 4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빈소는 미국에서 거주 중인 두 아들의 귀국 일정으로 인해 별세 3일 만인 지난 7일 오전 마련됐다. 장례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5일 간 거행됐다.
유족들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모두 마친 후 고인의 유해를 미국으로 모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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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