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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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넥센, 왜 만나기만 하면 접전인가

기사입력 2011.05.29 10:25 / 기사수정 2011.05.29 10:2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7경기 중 6경기가 1점 승부였다.

LG와 넥센은 올 시즌 판이한 흐름을 타고 있는 팀들이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가 올 시즌 드디어 알 껍질을 깨고 나오면서 강호로 거듭나고 있지만. 넥센은 창단 이후 계속해서 부진한 성적을 거듭한 끝에 올 시즌에는 급기야 최하위로 떨어진 상태다. 그런데 올 시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극과 극의 두 팀이 만나 연일 접전을 펼치고 있다. 7경기 중 6경기가 1점 승부로 갈렸으며, 그 중 세 경기서 연장전을 펼쳤다.

▲ 상반된 팀 컬러의 오묘한 결합

LG와 넥센은 팀 컬러가 정 반대다. 올 시즌 LG는 마운드가 상당히 안정됐지만 여전히 팀 타율 0.276(1위)가 말해주듯 타격의 팀이다. 반대로 넥센은 팀 타율 0.244로 7위, 팀 평균자책점 4.23으로 6위에 머물러 있지만 송신영 손승락을 축으로 하는 불펜에 무게가 실려있다. 여기서 어쩔 수 없이 접전이 발생된다. 불펜이 약한 LG와 타선이 약한 넥센이 서로 약점을 물고 늘어진다. 넥센의 타선 약세는 곧 LG의 타선 강세와 맞물리며 LG의 불펜 약세는 곧 넥센의 불펜 강세와 맞물린다. 서로 약점이 상대에 강점인 셈이다.  

실제 양팀의 올 시즌 7경기를 살펴보면 패턴이 보인다. 4월 29일 1차전서 LG가 넥센에 경기 중반까지 크게 앞섰으나 경기 막판 넥센이 불안한 LG 뒷문을 두드려 7-8, 1점 차까지 추격했고 1일 2차전서는 올 시즌 최장  5시간 19분의 대혈투 끝에 넥센이 연장 11회 김광수를 상대로 강정호가 결승타를 터트려 10-9로 승리했다. 양팀 선발 김성현과 심수창이 모두 부진, 불펜 싸움으로 넘어간 끝에 넥센이 LG 마운드 최후의 보루 김광수를 두드린 게임이었다.

13일 목동에서도 박현준 김성태가 비교적 대등한 선발 싸움을 했으나 넥센이 경기 막판 LG 불펜을 공략해 2-3, 1점 승부가 연출됐고 14일 경기서는 LG가 크게 앞섰으나 경기 막판 LG의 연이은 실책 퍼레이드와 불펜 난조로 넥센이 6-5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넥센은 이날 승리를 마지막으로 다음 승리를 거두는 데 13일이 걸렸다. 27일 상대는 역시 LG. 선발 김광삼과 김성태가 제 몫을 해냈으나 경기 중반 넥센이 집중력을 발휘했고 상대 실책을 활용해 4-3으로 승리했다. 28일 경기서는 반대로 LG가 9회말 임찬규의 블론세이브가 있었음에도 10회초 이택근이 결승타를 뽑아 4-3으로 승리했다. 

결국, LG가 넥센 선발진을 비교적 쉽게 두드리는 날엔 승리를 거머쥘 확률이 높았지만 그렇지 못한 날엔 넥센이 LG 아킬레스건인 불펜을 공략해 접전으로 이끌어가는 방식이었다. 넥센은 타선이 약하지만 LG 불펜에는 유독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게 접전의 주요한 원인이고 LG는 넥센전서 잦은 실책과 불펜 난조가 있었지만 LG 나름대로 선발진과 타력의 우위로 승리를 따냈다. 28일까지 7경기서 4승 3패로 LG가 우세했고 1점 승부 6경기서는 3승 3패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다만, 연장전 3경기서는 2승 1패로 넥센이 우세했다.



▲ 또 하나의 묘미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이런 방식으로 순위에 관계없이 유독 접전을 펼치는 팀이 있다. 만나기만 하면 역시 1점 승부가 허다한 삼성과 두산이 또 다른 예다. 삼성은 2위 LG의 턱밑에 있지만 두산은 6위로 처졌음에도 연일 삼성과 끈끈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팀은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가 강했고, 양 사령탑이 변칙 없이 정면 승부를 추구하면서 신흥 라이벌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과 두산처럼 LG와 넥센도 순위표만 보면 전혀 접전을 펼치지 않아야 할 듯하다. LG는 29일 현재 27승 19패로 2위지만 넥센은 16승 28패로 최하위다. 그러나 넥센은 LG만 만나면 평상시보다 타선이 더 큰 힘을 발휘해왔고, LG는 그러한 넥센에 불펜 난조와 수비 불안이 겹쳐 유달리 고전하고 있다. LG와 넥센도 박종훈 감독과 김시진 감독이 서로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야구를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연일 양팀의 약한 고리가 맞물려 명승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쨌든 순위싸움을 떠나서 만나기만 하면 접전을 펼치는 LG와 넥센이 팬들에게 야구의 또다른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사진=LG 넥센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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