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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銀' 차준환 "이런 날 즐기고 싶었다…내 모든 것 다해"

기사입력 2023.03.25 22:59 / 기사수정 2023.03.25 23:2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오늘 스케이팅에 행복하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따낸 차준환이 "이런 날을 즐기고 싶었다"며 기뻐했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을 얻어 합계 196.39점을 기록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을 챙긴 차준환은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296.03점으로 일본의 간판 우노 쇼마(301.14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악셀을 뛴 일리야 말리닌(미국·288.44점)에게 돌아갔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에 오르기는 올해 차준환이 처음이다.



지난 2019년부터 한국 대표로 이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한 차준환은 첫 출전에서 19위에 그쳤고, 2년 뒤 2021년엔 10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선수권과 큰 인연은 없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프리스케이팅 앞두고 부츠 문제로 기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단단히 준비한 끝에 은빛 메달을 목에 걸며 환하게 웃었다.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임한 차준환은 "메달을 따서 매우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은 뒤 "오늘 내 스케이팅에 행복하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고, 이런 날을 즐기고 싶었다. 내 모든 것을 다해 너무  좋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차준환은 이어 세계선수권에서의 좋지 않은 기억을 털어내는 대회가 됐음을 전했다.




"내겐 세계선수권 기억이 아주 좋지 않다"고 고백한 그는 "그러나 마침내 아주 대단한 기억을 이번에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세계선수권 때 내 부츠에 문제가 생겨 도중 기권했는데, 올해도 부츠가 말썽을 일으켰고 잘 바꿨다. 지난해 경험이 날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과거의 쓴약이 세계선수권 4수 만에 메달 결실로 이어진 비결이 됐음을 알렸다.

차준환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5위) 뒤 동료들과 가족들에게 다음 올림픽 땐 (한국)남자 피겨에 쿼터 3장을 안기겠다고 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오늘이 그 출발점"이라고도 했다.

한국 남자 피겨는 이번 차준환의 은메달 획득으로 다음 세계선수권에서 쿼터 3장을 확보했다.

차준환은 26일 갈라쇼에 나선 뒤 27일 귀국한다.


사진=EPA, 로이터/연합뉴스, ISU 유튜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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