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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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언니처럼 올림픽에서'…이해인, 꿈의 무대 웃기 위한 '비기' 꺼낸다

기사입력 2023.03.25 13:10 / 기사수정 2023.03.25 21:5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메달을 거머쥔 이해인은 입상하자마자 다음 시즌, 그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을 위한 계획을 공개했다.

여자 선수들에게 높은 벽인 트리플 악셀이 계획의 핵심이다.

이해인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끝난 2023 ISU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220.94점을 기록, 은메달을 따낸 뒤 "세계선수권 입상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다음 시즌 준비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 이후 10년 만에 피겨 세계선수권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됐지만 만족하지 않고 마지막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얘기다.

이해인이 겨낭하는 무대는 당연히 3년 뒤 벌어지는 올림픽이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유영과 김예림에 밀려 출전 티켓을 놓치고 TV로 지켜봐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올림픽 무대가 더욱 소중하고 간절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은메달을 따냈지만 올림픽까지 시상대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우선 국내 선발전을 통과해야 하는데, 2년 연속 주니어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낸 신지아, 그리고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김채연, 권민솔 등 후배들이 추격하고 있어 이해인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티켓을 거머쥐어 올림픽에 나선다고 해도 일본 선수들이 건재하다. 또 국제 사회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선수들에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중립국 자격으로의 참가를 부여할 전망이어서 이 역시 변수다.

그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이해인이 구상하는 '비기'가 바로 공중에서 앞으로 뛰어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이다. 이해인은 "다음 시즌엔 트리플 악셀 점프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뛰어 두 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더블 악셀에 기본 점수 3.30점이 부여되는 것과 달리 한 바퀴를 추가하는 트리플 악셀은 더블 악셀과 비교해 기본 점수가 3배 가까이 되는 8.00점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이해인은 더블 악셀 단독 점프를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한 번씩, 그리고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7.50점)를 한 번씩 뛰었다. 그런데 이해인이 더블 악셀 단독 점프 두 번을 트리플 악셀로 바꿔도 기본 점수만 10점 가까이 더 붙는 셈이다.

이해인이 이번 대회에서 세운 220.94점이 개인 최고점임을 감안하면, 트리플 악셀만 제대로 장착해도 230점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사카모토 가오리가 받은 총점이 233.13점이었기 때문에 이해인은 트리플 악셀이 올림픽 출전은 물론 메달권까지 다가가게 하는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여자 피겨에선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선수들이 2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고, 이해인도 수년 전부터 연습하고 있음에도 아직 실전에서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상태여서 만만히 볼 순 없다.

한국 선수 중엔 베이징 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했던 유영 한 명만 실전에서 제대로 착지한 적이 있다. '피겨 퀸' 김연아 역시 현역 시절 트리플 악셀을 뛰진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 이후 여자 피겨에 고난도 점프 '붐'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트리플 악셀 장착은 이해인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해인 역시 이를 잘 알아 세계선수권 은메달 획득이라는 감격스러운 순간에 트리플 악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의 3회전 반 점프가 성공률을 높이면 피겨 선수들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웃을 수 있는 기회도 찾아올 전망이다.


사진=AP, 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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