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배우 김혜수가 씁쓸했던 청룡영화제 MC 비하인드를 고백했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by PDC 피디씨'에 '지금의 김혜수를 만든 것들' 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주 영상과 마찬가지로 김혜수가 게스트로 출연했고 진행은 배우 송윤아가 맡았다.
이날 송윤아는 김혜수에게 "작품을 잘 고르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작품을 보는 눈이 좋은 것인지, 작품 복이 좋은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김혜수는 "둘 다"라고 말하며 "김혜수가 작품을 잘 본다는 건 최근이다. '이 작품이다' 할 만한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이 굉장히 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30대 때 혼자 상처받았던 일이 있었다"며 "똘똘한 척했지만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없는 배우가 김혜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라는 건, 내가 좋은 시나리오를 만날 수 있는 베이스를 갖추는데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공력을 들였느냐가 그 출발점인 것 같다"며 "2006년 영화 '타짜'를 만나기 전까지는 로맨틱 코미디, 가끔은 난데없이 에로 장르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장르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이 업계에서 배우로서의 나를 바라보는 시각, 객관적으로 검증된 나의 역량이 어떤 건지 명징하게 보이는 거다"라고 당시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김혜수는 "당시 영화 관계자들의 자신을 향한 평가는 현실적이고 정확했다"면서 "그런데 한편으로는 '나 그래도 열심히 했는데 왜 이렇게 박하지?'라고 생각했다. 모든 일이 그렇다. 그러나 우리 일이 특히 그렇다. 힘들고 가슴 아픈 순간은 본인만 안다"고 이야기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김혜수는 청룡영화제 사회를 30년째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영화제에 초대를 받는 일은 없었다"며 "우리나라 영화계 현주소가 무엇일지 알고 싶어서 사회를 시작했고 그게 지금까지 됐다"며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수상 소감할 때 많은 걸 느낀다. 진심으로 소감을 말할 정도면 작품에 대해 어떤 태도였을지 많이 배웠다"고 청룡영화제에서 느낀 점들을 설명했다.
또한 김혜수는 "나는 한해를 이끌어간 영화계 인사들을 배우가 아닌 MC 자격으로 보는 거다. 김혜수 드레스에 대해 (기사가) 나가는 것도 싫었다. 나는 배우의 자격으로, 박수를 받고 초대받고 나간 게 아니지 않나"라고 드레스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혜수의 말에 공감한 송윤아는 "나도 그랬다"며 "내가 한 영화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출연했는데 연말에 항상 영화제 MC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씁쓸함이 뭔지 너무 잘 안다"고 공감했다.
김혜수는 "스스로 조심하는 건 그때 느낀 순간의 중요한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 게 동력이 된다. 웃고 이 꽉 깨물고 무언가를 더 하면 된다. 아는 만큼 똑똑하고 하는 만큼 된다"며 격려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by PDC 피디씨'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