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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소설] 링의 하이에나 - 3화 ’왼발’

기사입력 2005.07.03 20:17 / 기사수정 2005.07.03 20:17

전민승 기자

-왼발-

"야시!야시!에잉!에-잉!에에-잉!!!"

사람이 얼마 되지 않는 아침의 강성 무에타이 체육관.이곳에서 백호는 전력을 다해 자신의 모든 페이스를 동원해 샌드백을 두드렸다.펀치 연타에 이은 로우킥 콤비네이션.이어지는 미들킥 연타.모든 순서가 다끝나자 백호는 뒤로 멀찌감치 떨어진뒤 달려오더니 샌드백을 형해 훌쩍 도약했다.그리고는 샌드백을 허공에서 오른무릎으로 정확히 가격한뒤 지면에 착지했다.플라잉 니킥.무에타이 용어로 카우 로이라고불리우는 기술이었다.수련중이던 몇 안되는 관원들이 이 광경을 보더니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이때,

'끼익'

도장의 문이 열리며 한 중년 남성이 도장에 들어왔다.이것을 본 백호는 곧바로 그 중년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관장님!"
"관장님....?전 어제 처음 입관해서 잘 모르겠는데요?"

한 여성 관원의 말에 백호가 대답했다.

"네,저분이 우리 도장의 관장님이신 유강성 관장님이십니다.오늘 태국에서 돌아오셨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온 유강성 관장은 도장을 쭉 둘러보더니 웃으며 백호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나 없는 동안 도장은 잘 돌아갔나?"
"예,별 탈 없이 잘 돌아갈수 있었습니다.태국 여행은 잘 보내셨는지요?"
"여행은 무슨 여행.난 네가 TA(타)-1에서 승리할수 있는 비책을 알아오기 위해 간것 뿐이었는데."

강성의 말에 아까전의 그 여성 관원이 다시 질문했다.

"TA-1?그게...뭐죠?"

여성 관원의 말에 백호는 자상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TA-1이란 일본에서 만들어진 격투 엔터테인먼트로,무에타이,킥복싱,가라데등 입식타격기를 상징하는 '타'(打)와,이중 최강을 가린다는 '1'을 조합한 것입니다.즉,모든 입식타격기의 왕좌를 가리는 대회라는 것이지요.저는 3달뒤 열리는 TA-1 서울대회에 출전합니다."
"와,그러면 사범님이 우승하겠네요.사범님께서는 무에타이가 최강이라고 입관하실때 말씀하셨잖
아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TA-1은 사실상의 킥복싱 룰에 의거해 펼쳐지는 대회.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킥복싱이 유리하고 무에타이가 불리할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군요...."

백호의 말에 강성은 백호의 등을 가볍게 툭툭 건드렸다.

"약한소리 하지 말아.내가 태국에서 가져온 특별 훈련 프로그램대로만 석달을 준비하면 상대가 누가 되었든 간에 승리할수 있어.이건 내가 보증하지."
"확실합니까?"
"그래,노라싱 타이다 알지?TA-1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낙무아이(작자 주-무에타이 선수를 가르키는 호칭).그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온 거야.한번 믿고 따라와보게."
"좋습니다.그럼 오늘부터 시작해 볼까요?"

이때였다.도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한명이 더 도장으로 들어왔다.백호가 확인해 보자,그것은 익숙한 얼굴의 청년이었다.어제 비디오를 빌려갔던 청년,최창진이었다.

"최창진!"
"....윤백호."
"아는 사이인가?"
"예,조금."

주머니에서 비디오를 꺼내 탁자에 놓고 도장 안으로 들어온 창진은 강성 관장의 바로 앞으로 다가갔다.

"못보던 얼굴이군요."
"그렇겠지.내가 바로 이 체육관의 관장인 유강성 관장이다."
"당신이 관장입니까?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나,선수가 되어보고자 하는데,한번 키워보시겠소?"

창진의 말에 옆에서 듣던 백호는 적잖이 당혹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창진!어제는 그런말 없었잖아!"
"가만있어라,백호.후훗,꽤 재미있는 청년이군.그래.그전엔 무슨 운동을 했었나?"
"럭비를 하다 부가 해체되는 바람에 이도저도 아닌 인생이 되었수다."
"럭비라...그건 그렇고,마치 말투가 도장깨기라도 오러 온 사람의 말투같군.뭐 좋아,실력과 말투가 비례하나 어디 보지,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올수 있도록!"

.
.
.

옷을 백호가 준 편한 의상으로 갈아입고 나온 창진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온몸에 미트와 보호대를 장착한 강성의 모습이었다.백호와 관원들은 강성과 창진 주변을 에워싸고 광경을 지켜볼 따름이었다.

"우선 글러브부터 껴라."

글러브를 착용한 창진은 곧바로 강성을 향해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그가 서울의 골목길에서 수십번,수백번을 질리도록 싸웠던 스트리트 파이팅의 자세 그대로였다.

"자,펀치부터 날려봐라,양아치!"
"갑니다!"

미트를 향해 펀치를 날리는 창진.

'펑,펑'

둔탁한 소리가 미트와 글러브 사이에서 울려퍼졌다.하지만 강성은 고개를 흔들며 창진을 질책했다.

"양아치,그래가지고 파리한마리 잡을수 있겠나!다음엔 오른발 킥을 날려봐라!"

강성이 잡아준 미트 위치를 향해 창진은 있는 힘껏 오른발 킥을 날렸다.하지만 이번에도 강성은 고개를 가로저을 따름이었다.

"이정도로 선수가 되겠다고 하는 거였냐?자 마지막이다,양아치.왼발 킥을 날려봐라!"

마지막으로 모든 힘을 다해 일본도를 뽑아 휘두르듯 왼발을 날리는 창진.정강이가 미트와 닿는 순간,

'퍼어엉!!!!!!!!!!!!!'

도장 전체의 유리창을 깰듯한 엄청난 파쇄음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중심을 잃은 강성이 자리에서 쓰러졌다.그리고,순간,도장 전체에는 정적만이 가득했다.

"......"
"......"
"......"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선 강성은 미트를 풀어헤치고는 창진의 손을 잡았다.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을 건네었다.

"재미있군,양아치....좋아.내일부터 체육관에 나와라."
"훗,알겠수다."

창진은 씩 웃은뒤 글러브를 벗어던지고는 옷을 갈아입으로 락커룸으로 들어갔다.그사이,백호는 강성에게 귀엣말을 건넸다.

"정말로....저녀석을 키우실 생각이십니까?"
"나도 처음에 저 양아치 녀석에게 흥미가 없었어.하지만 녀석의 왼발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지.아
마 헤비급인 너도 저런 파워를 낼수 있다고 자신하기 힘들걸?"
"........"
"잘하면 녀석....제 2의 쌈코(작자 주:태국의 전설적인 낙무아이.살인적인 왼발만으로 수많은 낙무아이들과 킥복서들을 링에 때려눕혔다)가 될지도 모르겠어."
"쌈코라....과찬 아니십니까?"
"키워봐야 알 일이지."

그사이 창진은 옷을 다 갈이입고 밖으로 나와 있었다.강성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앞으로 매일 꼭 오게.내가 자네를 자네 체급 최강의 낙무아이로 만들어줄 테니까."
"낙무....?뭔진 모르겠지만 좋수다.그럼 난 이만."

가볍게 인사한 창진은 그대로 도장의 문을 빠져나왔다.도장을 나온 창진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길을 걸어갔다.얼마나 걸었을까,그는 반대편에서 인기척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렸다.어디서 본듯한 여성.조금 지나자,그는 상대가 누구인지 또렷히 확인할수 있었다.상대 역시 창진을 한번에 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혜린...."
"창진...."

 



전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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