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가 유럽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 중 최고 수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8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나폴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프랑크푸르트와의 2차전 홈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수비수로 출전한 김민재는 나폴리가 3-0으로 크게 앞선 후반 21분 부상 및 경고 관리를 위해 주앙 제주스와 교체됐다. 그라운드를 떠나기 전까진 엄청난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며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다. 미드필드에서 볼을 가로챈 뒤 폭발적인 질주로 페널티지역 깊숙한 곳까지 돌파하는 등 공격 본능도 숨기지 않았다.
나폴리는 이날 경기 승리로 16강 1~2차전 합계 5-0을 기록하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는 1926년 창단한 나폴리의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로 김민재는 구단이 새롭게 작성하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민재 역시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에 이어 16강, 그리고 8강 진출은 처음이다.
한국인으로는 4번째 8강행이 되는데 앞서 8강을 거쳐간 선배들 면면이 화려해 김민재 역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코리안리거' 중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처음 오른 선수들은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 뛰었던 박지성과 이영표다.
둘은 지난 2005년 4월6일 열린 PSV-올랭피크 리옹(프랑스) 8강 1차전에 나란히 미드필더와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모두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앞서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에서 뛰던 2004년 2월26일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출전한 적이 있지만 8강 무대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처음이었던 셈이다.
박지성은 특히 2005년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은 뒤 아시아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뛰었다.
박지성·이영표의 뒤를 이어 챔피언스리그 8강에 이름을 내민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레버쿠젠과 토트넘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줄기차게 뛰었던 손흥민은 2018/19시즌 당시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1~2차전 합께 4-0으로 제압함에 따라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의 8강 상대는 '오일 머니'로 무장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였는데 토트넘은 맨시티보다 열세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1차전 결승골, 2차전 멀티골을 터트린 것에 힘입어 두 경기 합계 4-4로 비긴 뒤 원정 다득점으로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토트넘은 여세를 몰아 4강에서도 아약스를 눌렀다. 결국 손흥민은 박지성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이번엔 김민재가 한국인 4번째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김민재의 경우, 경고 누적도 아니고 부상 문제가 없어 이변이 없는 한 8강전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여겨진다.
박지성·이영표에서 손흥민, 그리고 김민재로 이어지는 한국 축구 유럽파 계보가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를 통해서도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김민재는 그간 한국 축구가 유럽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여겨졌던 중앙 수비수여서 의미가 남다를 전망이다.
사진=AP, AF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