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1 21:10 / 기사수정 2011.05.21 21:10
[엑스포츠뉴스=목동, 김현희 기자] 전국무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고교야구 선수들 - 이른바 ‘초 고교급’으로 불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다. 1학년 때부터 2~3학년 ‘형님’들을 제치고 실전에 투입되었다는 사실. 이들 중 일부는 2학년 시절, 전국대회 MVP에 오르며 범상치 않은 재주를 과시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초고교급’으로 불리는 선수들이 있다. 부산고의 이민호(18)도 그 중 한 명. 1학년 때부터 김민호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실전에 투입됐던 이민호는 지난해 더욱 농익은 실력을 바탕으로 화랑대기 전국 고교야구 대회에서 모교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당연히 MVP는 그의 몫이었다.
“나는 평범한 고교생일 뿐”
올해로 3학년이 되는 이민호는 동계훈련을 통하여 더욱 ‘단단한 투수’로 거듭났다. 주말리그 시행 전 열린 연습게임에서는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4km를 넘나든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저 흘려들을 수 있는’ 소리로 치부할 수 있었지만, 이 소식이 허튼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은 곧바로 증명됐다.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포철공고와의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 최고 구속 146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한 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 이민호는 140~145km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포철공고 타선에 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팀의 8-1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이쯤 되면 충분히 자신감을 보일 만하지만, 이민호는 고개를 젓는다. 자신이 고교야구 선수들 중 어느 위치에 오른 것 같냐는 질문에 “그저 평범한 고교야구 선수일 뿐”이라며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에서 싸움닭과 같은 모습으로 여유롭게 공을 던질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쑥스러운 듯한 웃음을 짓는다. 아마추어 야구선수다운 순수함이 묻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국내 혹은 해외진출 모두 고려
이민호는 동계훈련을 통하여 김백만 투수코치에게 슬라이더와 서클 체인지업을 전수받았다. 그리고 이것이 제대로 먹혀들어가며, 그의 장기인 속구가 더욱 빛나고 있다. 빠른 볼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들이 이민호의 결정구에 애를 먹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한 이민호는 주말리그 시행 직후 신일고 하주석과 같은 미국 ‘비벌리힐드 카운실’과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담당 에이전트 : 제이 리). 다분히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행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이민호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나 해외 모두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조건에 따라서 지난해 KIA 한승혁과 같이 해외 진출을 뒤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 그에게 ‘만약에 국내에 잔류하게 된다면, 어느 팀에 가고 싶으냐?’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그러자 이민호는 자신의 고향팀이기도 한 ‘롯데 자이언츠’를 언급했다. 롯데에는 그의 동문 선배이기도 한 손민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민호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컨트롤이 좋은 선배 투수를 모범으로 삼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국내 잔류건 해외 진출이건 간에 이민호가 현재 부산고 선수들 가운데 프로행에 가장 가까워진 선수라는 사실이다. 한동안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더를 배출하지 못했던 부산고가 올해에는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이유도 이민호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역투하는 부산고 이민호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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