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충, 김지수 기자) "저는 주어진 역할에 맞게 일하는 사람입니다."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 대행이 자신의 본래 위치로 돌아가게 됐다. 조만간 팀에 합류하는 신임 사령탑을 보좌해 팀의 V5 도전을 위한 역할에만 충실히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행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 앞서 "전날 새로 오시게 된 감독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은 잘 부탁한다고 하셨고 저는 열심히 하겠다 정도만 말했던 것 같다"며 "흥국생명 경기 영상을 계속 보셨다고 하셔서 팀이 어떻게 시즌을 치러왔는지 어느 정도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추후 다시 대화하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초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던 권순찬 전 감독을 '방향성 차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경질했다. 후임 감독으로 내정됐던 김기중 선명여고 감독이 여론 악화 속에 프로팀 복귀를 포기하면서 수장 없이 게임을 치러야 할 위기에 몰렸다.
흥국생명은 궁여지책으로 김대경 코치에게 감독 대행 역할을 맡겼다. 김 코치도 선수들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프로답게 경기에만 집중했다. 김 대행은 지난 15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9경기 6승 3패로 선전했고 팀을 단독 1위 자리에 올려놨다.
김 대행 체제는 이달 중으로 마침표가 찍힌다. 흥국생명이 이날 오전 마르첼로 아본단자(53)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김 대행도 코치로 돌아간다.
팀이 내홍을 딛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코치로 복귀하는 게 아쉬울 법도 하지만 김 대행은 외려 큰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는 안도의 미소를 보였다.
표정이 밝아진 것 같다는 취재진의 농담에는 옅은 미소로 답을 대신했지만 '시원섭섭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부분은 전혀 없다"고 확실하게 목소리를 냈다.
김 대행은 "시원섭섭하지는 않다. 나는 조직 내에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시원섭섭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감독 대행을 하면서 느낀 건 감독님들이 정말 참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는 점이다. 코치로 다시 일하게 되면 도움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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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