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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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좌완 벽마저 넘었다!

기사입력 2005.05.29 03:04 / 기사수정 2005.05.29 03:04

손병하 기자

이승엽이 28일 마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11호 홈런을 작렬시키며 드디어 팀 내 홈런 더비 단독 선두로 뛰쳐나갔다. 지난 22일 주니치 드래건즈와의 경기 이후 6일 만에 나온 통쾌한 홈런.

이로서 이승엽은 팀 동료인 매트 프랑코(10개)를 제치고 홈런 더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홈런의 개수 차이는 한 개에 불과하지만, 이승엽이 프랑코에 비해 경기 출장수가 적었던 것을 가만 한다면 경기당 홈런 생산 수는 높은 것.

이 날 경기에서 이승엽은 2회 외야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는 등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 타율도 전 날 .310에서 .315로 끌어 올렸다. 경기에서는 마린스가 1:2로 뒤지고 있던 8회말 이승엽의 동점 1점 홈런으로 2:2 원점을 만들었지만, 9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나온 야부타가 홈런 2방을 포함해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3:6으로 패했다.

사실 이날 이승엽의 출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이례적으로 상대 선발이 좌완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좌익수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기 때문이다. 
상대가 좌완 요시미였지만, 발렌타인 감독은 최근 이승엽의 상승세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시키지 않고 기용했고, 이승엽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물론 주전 1루수인 후쿠우라가 이틀 연속 결장 하면서 전체적인 팀 포지션 이동에 의한 반사이익을 본 것 일수도 있지만, 그 동안 철저하게 플래툰 시스템을 사용했던 발렌타인감독의 지휘 스타일로 비추어 볼 때, 이승엽에 대한 선발 출장은 그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5월 들어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 내 위상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는 이승엽은 이제 일본 야구에 완전히 적응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팀의 승리에 공헌한 이승엽을 스포츠닛폰과 산케이스포츠 등은 ‘이승엽이 포크볼을 기술적으로 받아쳐 2타점을 만들어 냈다’라고 보도 하면서 이승엽의 타격 매카니즘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을 했었다.

타석에서 직구를 노리고 방망이가 나가던 상황에서 변화구가 들어와 타이밍이 무너졌었는데도, 방망이의 컨트롤로 중전 안타를 뽑아 낸 것에 대한 칭찬 이였다. 그 동안 일본에서 파괴력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들어 왔던 이승엽으로서는 대단히 반가운 언론 평가였다.

국내에서도 9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타율 3할(.305)을 기록했던 이승엽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타이밍, 부드러운 스윙과 더블어 장거리 타자이면서도 비교적 정교한 방망이 컨트롤에 있었다.

비록 작년 한해 종속과 변화구의 각이 좋은 일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해 헛 방망이를 휘두르기 일쑤 였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 투수의 변화구에도 적응을 한 모습이다. 

특히 좌완 투수와 변화구에 철저히 눌려 왔던 이승엽이 27일 경기에서 변화구를 때려내 만든 안타와 28일 경기에서 좌완 투수를 상대로 터트린 홈런 등은 앞으로 주전 경쟁에 대한 발렌타인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할 예정이다.

올 시즌 전 이승엽을 성적을 예상할 때, 첫 번째 고비는 4월 한 달이였고 두 번째 고비는 좌완의 극복 이였다.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 되었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자신감을 잃지 않고 훈련한 덕분에 빠른 시일에 1군에 들어 왔고,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하여 컨디션 유지가 힘든 상황에서도 제 몫 이상을 해주면서 서서히 가치를 인정 받았다.

또 마지막 관문이라 생각 되었던 좌완의 벽을 넘는 일을 하나씩 이겨나가고 있는 이승엽에게 올해는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성적표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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