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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뉴진스, 2022년 인상적인 K-POP 걸그룹 가사 6선

기사입력 2023.02.12 18:38 / 기사수정 2023.02.14 11:45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2022년도 다 지나고 이제 2023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느낌으로 2022년 인상적인 K-POP 걸그룹 가사 6곡을 모아봤다.

서술 순서와 번호는 순위와 무관하며, 앨범 발매일을 기준으로 정렬했다.



1. 에스파 '도깨비불'(Girls - The 2nd Mini Album / 2022.06.01.)

작사 이토르(라라라스튜디오)
작곡 G'harah 'PK' Degeddingseze, Patricia "Tricia" Battani, Steve Octave
편곡 G'harah 'PK' Degeddingseze, Patricia "Tricia" Battani, Steve Octave

"겁내지 말고, 이리 온"

조선 싸이버펑크 2022.

글쓴이 생각에 좋은 '세계관송'의 미덕은 "노래가 좋을 것"과 "화자가 사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도깨비불'은 에스파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곡은 아니지만, 앞서 이야기한 세계관송의 미덕을 잘 갖고 있는 노래라 보인다.

여러모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조선 싸이버펑크 애니메이션의 OST로 만나고 싶은 곡. 전통과 미래가 교차하는 어떤 세계의 풍경과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2. 뉴진스 '쿠키'(NewJeans 1st EP 'New Jeans' / 2022.8.1.)


작사 Gigi, Ylva Dimberg
작곡 Jinsu Park, Ylva Dimberg
편곡 Jinsu Park

"내가 만든 쿠키 너에게는 독이지 네 마음속을 녹이지"

이 곡에 대한 글쓴이의 해석은 크게 두 가지 사실에 기반한다. 첫 번째는 노래와 아이돌이 의식주와 같은 필수재가 아니라는 것. 두 번째는 이 '필수재가 아닌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입덕하게 되면 현실의 삶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

누군가는 공부해야 할 시간을 직캠 보거나 쇼츠 영상 보는데 쓰고, 누군가는 생활비로 쓸 돈을 굿즈 사고 앨범 사는데 써서 안 그래도 얇은 지갑이 더 얇아지며, 누군가는 학창 시절에 반장을 해본 적도 없는데 각종 '총대'(지하철 광고 총대, 생일 선물 서포트 총대 등등)가 되어 있다.

위와 같은 상태가 되었을 때 들이는 시간, 노력, 돈의 크기가 적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데 나를 홀릴만한 아이돌이 나타났을 때, 우리는 이를 '위기'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기꺼이 이 위기 상태에 빠지게 되는 건 이 위험한 존재(아이돌)가 주는 달콤한 재미(쿠키)가 있기 때문.

이러한 시각 안에서 '쿠키'의 주제는 "나는 당신을 입덕시키고야 말겠다. 이로 인해 당신의 '현생'(현실의 삶)이 망쳐질 수도 있다"가 된다. 말 그대로 '네 마음을 녹이는 독'인 셈.



3. 아이브 'After LIKE'(After LIKE /2022.8.22.)


작사 서지음
작곡 Ryan S.Jhun, Anders Nilsen, Andrè Jensen, Iselin Solheim, F. Perren, D. Fekaris
편곡 Ryan S.Jhun, Anders Nilsen, AVIN(아빈), SLAY(슬레이)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예능적 재미가 가장 좋은 곡으로 기억되는 노래로, 이 곡이 재밌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아이브가 '일레븐'과 '러브 다이브'로 나르시시즘 캐릭터를 잘 구축한 상태라는 점. 두 번째는 이 나르시시즘 캐릭터에게 폭발하는 연심과 매우 둔감한 청자를 함께 주었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가 시너지를 일으키니 들으면서 웃음이 절로 나온다.

화자는 "감히 내가 말한 감정 의심 말라",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라고 하지만 사실 청자는 의심이고 뭐고 아무 생각이 없다. "좋아한다" 정도로는 상대가 도저히 알아먹질 못하니 그 이상의 표현을 써야 하는데, 나르시시즘 캐릭터라 그건 또 할 수가 없다. LOVE 스펠링 순서를 막 섞기도(E 앞 또 V 앞 난 yeah) 하고, 나름 타협을 한다고 'After LIKE'라는 표현도 생각해낼 뿐.

"아주 화려하고 공주 같은 점순이"가 이 곡의 화자에 대한 글쓴이의 한 줄 요약. 서지음 작사가의 전작 중에선 소녀시대 태티서 '트윙클'이 생각난다.



4. 르세라핌 'Impurities'(ANTIFRAGILE / 2022.10.17.)

작사 Score(13), Megatone(13), Jonna Hall, danke(lalala studio), 방시혁, 허윤진, Daniel 'Obi' Klein, Charli Taft, 김채아(153/Joombas), Maggie Szabo, Hayes Kramer, BLVSH, JARO, Nikolay Mohr, 박상유(PNP), 조윤경, 이형석(PNP)
작곡 Score(13), Megatone(13), Jonna Hall, danke(lalala studio), 방시혁, 허윤진, Daniel 'Obi' Klein, Charli Taft, 김채아(153)

"상처로 가득한 단단한 불투명함 So natural, 아름다워"

글쓴이가 앞서 '세계관송의 미덕' 이야기할 때 빼놓은 미덕 하나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세계관을 몰라도 좋고, 알면 더 재밌고'여야 한다는 것"이다.

'Impurities'는 '크림슨 하트'의 테마곡 중 하나로, 이 작품은 익숙한 통제도시 '레퓨지아'를 벗어나 아무도 넘지 않았던 장벽을 넘어 푸른 반딧불이가 있는 낯선 마법의 땅 '언노운'으로 떠나는 소녀들의 모험담이다.

하지만 이런 거를 다 알아야만 이 노래를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며, 철저히 독립적으로 봐도 매력적인 곡이다. 세계관과 무관하게 음악적 완성도와 퍼포먼스의 완성도가 높은 노래. 가사 역시 마찬가지다.

목표하는 바를 향한 욕망,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한 과정 속 상처에 찬사를 보내는 곡.



5. (여자)아이들 'Nxde'(I love / 2022.10.17.)


작사 전소연
작곡 전소연, Poptime, Kako
편곡 Poptime, Kako, 전소연

"I'm born nude 변태는 너야"

2,3세대 걸그룹 시대를 돌이켜 보면, "걸그룹이 대중성이 있다"는 말이 꼭 칭찬으로만 쓰이진 않았다. "대중성이 있다"는 말을 "대중성'만' 있다"는 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 "인지도는 있지만 팬덤 화력은 없지 않냐", "돈은 남자 아이돌만큼 못 벌지 않냐"는 식으로 이야기할 때 이 대중성이라는 단어라 심심치 않게 끌려 나왔다.

하지만 '대중성'이 있다는 건 '대표성'이 있다는 걸 의미하며, 당장 눈에 보이는 매출로만 평가할 수 없다. 대중성이 있는 곡은 어떤 시대, 어떤 계절, 어떤 순간, 어떤 사람, 어떤 감정을 대표한다.

(여자)아이들 '누드' 역시 그러한 노래. 이 곡은 "인간은 원래 누드로 태어나며, 야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다. 나를 야하게 보는 건 (내 문제가 아니라) 네가 변태이기 때문이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불편한 시선들에 대한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곡.

"어떻게 이런 걸그룹 전성시대가 다시 왔을까?"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 할 수 있을 것인데, 여러 호사가 중 글쓴이는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표성을 잃은 적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의 '누드'는 이러한 생각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사례로 남았다.



6. 카라 'WHEN I MOVE'(MOVE AGAIN / 2022.11.29.)


작사 Adrienne Ben Haim, Anton Göransson, Isabella Sjostrand, Brandon "B Ham" Hamlin, Y0UNG, 강지영, 김보아, 니콜
작곡 Adrienne Ben Haim, Anton Göransson, Isabella Sjostrand, Brandon "B Ham" Hamlin, 강지영, 김보아
편곡 Adrienne Ben Haim, Anton Göransson, Isabella Sjostrand, Brandon "B Ham" Hamlin

"아스팔트 위에 핀 꽃"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카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WHEN I MOVE'. 그리고 이 곡에서 유난히 눈에 들어온 가사가 상술한 "아스팔트 위에 핀 꽃"이다. 카라의 성장 서사를 기억하는 여러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이 가사만큼 카라를 잘 표현하는 문장도 없다 보기 때문.

꽃길과는 거리가 먼 아스팔트 위 시작, 어떤 고생도 불사하고 쌓은 인지도, 그들의 매력과 고생과 노력에 감화되어 모인 팬덤, 충분한 기운이 모이자 폭발하는 인생 역전 시나리오.

2~3세대 '고진감래형 걸그룹들'을 대표하는 팀이라는 게 카라에 대한 글쓴이의 평가이며, 그래서 그들의 '재회할 결심'을 반가워했다.

이에 故구하라를 포함한 '6인조 걸그룹' 카라(박규리, 한승연, 니콜, 구하라, 강지영, 허영지)를 향한 리스펙트를 담아 '2022 올해의 인상적인 걸그룹 가사'로 선정한다.

사진 = SM, 쏘스뮤직, RBW, 큐브, 어도어, 스타쉽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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